"남자는 단세포 생물일 뿐이야"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중국 광저우에 사는 22살 자오(가명)씨. 최근 그에게 연인이 생겼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소한 취향까지 기억해주고 늘 지지해주는 연인. 그 이름은 챗GPT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연인이나 동반자로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한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앱) 시장은 AI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7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AI 동반자를 생성해 대화하는 앱 '캐릭터AI'는 월간 활성사용자가 20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생성한 고유 캐릭터도 1800만개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앱 내 AI 캐릭터에 깊은 애착을 느낀 14세 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전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캐릭터AI는 오는 25일부터 18세 미만 미성년자사용자는 AI와 성적 대화를 나눌 수 없도록 서비스를 변경하기로 했다.
미국 민주주의 기술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의 42%는 자신 또는 자신의 친구가 AI와 친구로 교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또 19%는 연인 관계를 맺은 적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AI를 동반자로 대하는 이유와 방식은 다양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사람들은 아직 연애 상대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로맨틱한 역할놀이(롤플레잉)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도 AI가 코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이 주는 정서적 만족감이 더 크다고 느낀다.
줄리안 드 프레이타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챗GPT, 심심이, 레플리카 등 AI 챗봇과 일주일 동안 대화했을 때 유튜브를 시청하는 등 온라인 활동을 했을 때보다 더 외로움 해소 효과가 더 컸다. 이러한 효과는 장애인이나 노인 등 데이팅 시장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개발사들도 이러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xAI는 지난 7월 애니메이션형 여성 캐릭터 챗봇 애니를 출시했고, 오픈AI는 챗GPT에 성인용 콘텐츠를 도입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처럼 싱글들이 외로움을 AI로 달래면서 기존 데이팅앱 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데이팅앱 틴더의 유료 구독자 수는 2022년 10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뒤 2023년 990만명, 2024년 960만명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틴더 등을 보유한 매치그룹 주가는 지난 1년 간 13%, 5년 간 75% 하락했다.
데이팅앱을 통한 만남도 AI가 접목돼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용자들이 AI를 활용해 대신 답변을 보내면서다. 이는 가짜 신원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캣피싱에 빗대 챗피싱(Chatfishing)이라고 불린다. 매치그룹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싱글의 약 26%가 AI를 데이팅에 활용한 적 있다고 응답했고 Z세대에서는 그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또 소비자 안전 브랜드 노턴에 따르면 데이팅앱 사용자의 60%가 AI로 작성한 메시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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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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