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 참가…'자원입대'·영국 AI 석사 거쳐 한국 AI 산업 도전
"외국에서 자랐어도 늘 마음속엔 '나는 한국인'"…유학생 리더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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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30일 '2025년 제4차 차세대동포 청년 모국 초청 연수'가 열리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이승윤 씨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5. 10. 30.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남아공 영주권이 있어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지만, 입대를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전역 후 영국에서 인공지능(AI)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K-인공지능'으로 세계를 향해 도전하겠습니다."
이승윤(26) 씨는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AI 산업을 국가 전략으로 삼는 지금, 제가 가진 기술과 경험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이 주최하고 재외동포협력센터(센터장 김영근)가 주관하는 '2025년 제4차 차세대동포 청년 모국 초청 연수'에 참가 중이다. 연수는 지난 2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진행된다.
이 씨는 2007년 7세 때 부모를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갔다. 부모는 집 안에서만큼은 한국 문화를 놓지 않았다. 그는 "집에서는 한국어만 쓰게 하고, 한국 책도 읽게 했다"며 그 덕분에 한국어와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자원 입대에 대해 "정체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며 경기 양주에서 19개월 탄약관리병으로 복무하며 다양한 지역 출신 전우들을 만나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군 복무 중 본 '이세돌-알파고' 바둑 대결은 그의 진로를 바꿨다. 그는 "알파고에 감탄했고, AI가 가진 힘을 실감했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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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30일 오전 이승윤 씨가 국내 물류자동화 부문에서 선도 기업인 현대무벡스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전역 후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AI 석사를 연달아 마쳤다. 학업 외에도 그는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요크대 한인회 회장을 맡아 약 50명 규모의 유학생 네트워크를 이끌며 추석·한글날 행사, 한국어 강의 등도 진행했다. 그는 "해외 친구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돕는 게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축구도 그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직접 요크대 한인 축구팀을 만들고 주장으로 활동해 지난해 아시아 대학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AI 축구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을 창업해 팀을 이끌기도 했다. 비록 1년 만에 사업은 접었지만 그는 "창업 실행력, 팀 운영, 고객 협상 등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을 했다"며 "리더는 모든 의견을 듣되 최종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영국은 외국인 취업 장벽이 높지만,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AI와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한국이 AI 강국으로 발돋움할 기회라고 판단해서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연수에서 한국의 직장문화·산업 환경을 배우고 있다. 목표는 국내에서 경력을 쌓고, 장기적으로는 AI 데이터 분석 기반 설루션 기업을 창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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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공공기관과 기업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K-AI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K-팝처럼 AI에서도 한국만의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남아공·영국·한국을 넘나든 경험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세 나라를 연결할 수 있는 글로벌 관점과 언어 능력은 제 강점"이라며 해외에서 오래 살아도 한국인은 자신의 뿌리라고 했다.
그는 "재외동포가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이라는 정체성으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여정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한국에서 제 자리를 찾고, 한국 기술로 세계 무대에 설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phyeons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30일 15시5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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