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과 함께하는 백두대간의 생태문화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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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과 함께하는 백두대간의 생태문화 보전

202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산악 생태계 복원(Restoring Mountain Ecosystem)’에 따르면 산악지역은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절반이 분포할 만큼 생태적인 가치가 높지만, 개발 압력으로 인해 현재 훼손되고 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이 많고 기후변화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알프스 지역조차도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에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알프스 인접 국가들이 협력해서 산림생태계의 연속성과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독특한 산악지역이 존재하는데, 바로 ‘백두대간(白頭大幹)’이다. 폭염이 한창인 7월에도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등산객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올해 4월 백두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데 이어 7월에는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백두대간 산줄기는 남과 북을 잇는 생태·문화 공동체의 연결축으로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실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국토골격을 이루며 1400㎞로 뻗어있는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시작해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 육상생물종 3분의 1 이상이 서식하는 생명의 터전이자 이동통로로 핵심적인 국가 생태자산이다. 또한 백두대간은 한강, 금강,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5대 하천의 발원지를 품은 물순환의 시작점이다. 백두대간에 놓인 주요 산과 강의 흐름에 따라 지역별로 독특한 생활 풍속과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유구한 한반도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며 삶과 문화가 축적된 역사 문화 자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요성을 고려해 산림청은 1995년부터 높은 개발 압력으로부터 백두대간 보전을 위해서 백두대간 문헌조사와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어 시민단체, 전문가, 지역주민, 임업인, 산주 등 관계자들의 오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끝에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05년부터 백두대간보호지역을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산림청은 법률 시행 이래로 매년 백두대간 자원변화조사를 통해 보전·관리에 근간이 되는 생물상과 토지 이용변화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2011년부터 육십령, 정령치, 독고개 등 도로 개설 등으로 인해 단절된 백두대간을 복원하여 생태 축의 연결성을 높이며 지역 명소로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백두대간 보전의 미래 주체인 어린이와 학생들의 체험과 교육을 위해 전국 6개소에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을 조성하여 매년 10만명 이상이 교육받고 체험하고 있다.

지난 20년이 백두대간의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위해 법적,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20년은 백두대간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 생태·경관 네트워크의 한 축이자, 보호구역 관리 모델로서 위상을 높여야 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백두대간 지역의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역주민·임업인·산주들이 중심이 되어 보전과 생태관광 등이 이뤄질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백두대간이 가진 다양한 자연적·인문적 가치를 발굴하여 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소멸에도 대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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