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키 작은 아이 쑥쑥 크게…성장호르몬 장기 치료 길 찾다

1 month ago 11

LG화학 주최 LGS심포지엄 전경. LG화학 제공

LG화학 주최 LGS심포지엄 전경.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저신장증 성장호르몬 장기 치료에 대한 확고한 신뢰 확보에 나선다. 저신장증은 또래 평균보다 키가 10㎝ 이상 작거나 또래 100명 중 키가 세 번째 이하일 때 의심되는 성장 이상이다. 원인은 유전, 성장호르몬 결핍, 만성질환, 영양 부족 등 다양하며 골연골 이형성증이나 염색체 이상 질환과 연관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성장 속도 추적, 호르몬 및 염색체 검사 등이 필요하며 단순 체질일 수도 있지만 원인 규명과 조기 치료 여부가 향후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성장호르몬 치료 신뢰성 높여

LG화학은 최근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대상으로 제20회 ‘LGS(LG Growth Study)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내 저신장증 환아 대상의 성장호르몬 치료 장기간 관찰연구를 중간 분석하고 12년 차 안전성 및 4년 차 유효성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최초로 한국 소아 대상의 성장호르몬 장기 투약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부터 관찰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 연구는 2027년까지 저신장증 환아 1만 명을 모집해 성장호르몬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2035년까지 추적 관찰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연구 12년째인 지난해 말 기준 등록자 7000여 명을 기록했다.

LG화학 연구원이 신약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연구원이 신약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홍용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 12년 차 안전성과 4년 차 유효성 결과’를 발표하며 저신장 환아의 키 성장이 효과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치료 경과에 따라 또래 표준 신장에 근접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장호르몬결핍증, 부당경량아 환아의 경우 치료 시작 전 표준편차가 -2.5에서 치료 48개월 뒤 -0.9로 변화했다. 특발성저신장증에서는 -2.5에서 -1.1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표준편차는 0에 근접할수록 평균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한다. 부당경량아는 출생체중이 300분위수(3/100) 미만인 저체중 신생아를 말하며, 특발성저신장증은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정상이나 명확한 원인 없이 키가 해당 연령 집단에서 300분위수 미만인 상태를 일컫는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사장)은 “LGS는 우리나라 저신장증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성장호르몬 치료 데이터베이스가 될 것”이라며 “저신장증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최적의 치료 솔루션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성장호르몬제 치료반응 예측 AI 개발

LG화학은 성장호르몬제 치료 이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해 국내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 및 유럽내분비학회 총회에서 ‘AI 기반 성장 예측 모델 개발’을 주제로 포스터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심영석 아주대병원 교수, 정지연 LG화학 DX팀 책임 등의 참여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심 교수는 “저신장증 환아들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예상하기 위한 진료 현장의 수요가 지속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성장호르몬 장기안전성 연구로 누적된 대규모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키 성장 예측 AI 모델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여러 개의 기존 딥러닝 모델을 결합·재조합한 앙상블 AI 모델을 구축한 뒤 저신장증 환아 3045명의 치료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성능을 높였고, 550명 환아의 실제 성장치를 AI 성능 검증 데이터로 활용해 치료 1~3년 차 예측 안정성 등을 평가했다.

AI 기반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전통적 통계 기법 모델과 성장 예측 결과를 비교한 결과 AI 모델에서 더욱 정확한 예측 성능이 확인됐다. 특히 AI 기반 모델에서 첫 진료 측정값(신장, 체중, 성장호르몬제 처방 용량 등)만으로 치료 1년 차 성장치를 평균 1.95㎝ 오차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LG화학은 성장호르몬제 치료에 따른 신장 백분위수 변화를 제시하는 유용한 진료 방안이 되도록 예측 성능을 추가 안정화해 의료 현장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저신장증 환아 데이터 중심으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특화된 성장예측 모델을 개발한 데 의미가 크며, 진료 현장에서 치료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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