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흥도 많고, 창작 욕구도 뛰어나요. 그런 한국 사람들이 데이븐AI를 많이 사용해 준다면, 저희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겠죠."
인공지능(AI) 창작 테크 기업 '데이븐 AI(DAVEN AI)' 데이비드 정(정우균) 대표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삼성과 LG, 애플을 꺾고 2007년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휴대용 오디오·비디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정 대표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다가 데이븐 AI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컴퓨터는 없어도 휴대전화는 갖고 있던 아이들이 AI로 유튜브 쇼츠나 음악이라도 만들어 수익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콘텐츠 창작 플랫폼이 데이븐 AI의 전신이다.
데이븐 AI는 글쓰기, 이미지 생성, 음악 작곡 등 각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들을 자동으로 조합해,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각 AI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낸다. 이를 통해 글, 그림, 영상, 음악을 한 번에 만들어내는 AI 통합 OS(운영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초보자 누구나 한글 프롬프트 단 한 줄로 영상·음악·이미지 등을 하나의 대화창에서 '이탈 없이' 한 번에 완성할 수 있어 크리에이터들의 반응이 뜨겁다.
예를 들어, "우주 탄생에 대한 다큐멘터리 쇼츠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대본 자동 작성부터 나레이션 음성 생성, 관련 이미지·영상 자동 제작, 배경음악 작곡까지 가능해 1주일 걸리던 작업을 10여 분 만에 완성할 수 있다.
쇼츠, 동화, 이미지, 음악, 10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하나의 대화창에서 모두 만들 수 있다.
유튜버나 비디오 크리에이터는 기획·대본·편집·썸네일·음악을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다. 작가와 블로거는 글쓰기부터 삽화, 북커버, 홍보물까지 자동 생성이 가능하다. 일러스트레이터와 디자이너는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완성 시안까지 빠르게 반복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작곡가는 작곡·편곡·앨범 아트워크·뮤직비디오까지 동시에 완성할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생산성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데이븐 AI의 'AI 컨텍스트 에이전트(AI Context Agent)'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스스로 이해하고, 가장 적절한 구성으로 콘텐츠를 설계한다. 또한 멀티모달 생성 기술을 통해 글,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결과물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여기에 더해 '미세 조정(Fine Tuning)' 기능은 사용자의 스타일과 선호를 학습해, 사용할수록 점점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결과를 제공한다. 덕분에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의 기반에는 데이븐 AI의 독자 기술인 'AI 시너지 엔진(AI Synergy Engine)'이 있다. 이 엔진은 사용자의 요청을 분석해 글쓰기 AI, 검색 AI, 디자인 AI를 동시에 작동시켜 최적의 결과를 조합한다. 마치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가 협업해 프로젝트를 완성하듯, 여러 AI 모델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다.
또한 단순한 '명령-실행' 구조를 넘어 '상호 주도형 협업(Mixed-Initiative Interaction)' 방식으로 사람과 AI가 함께 창작하는 협업 구조를 완성했다. 사용자가 질문하거나 원하는 작업을 제안하면 AI가 보완 아이디어를 내고, 사용자가 선택하면 즉시 실행하며 개선 방향까지 제안하는 식의 양방향 협업이 이루어진다.
이는 유능한 동료와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듯 창작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적 구조 덕분에 데이븐 AI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한 명의 팀'이 아닌 'AI 전문가 팀'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1인 다역을 해내야 하는 업무에서도 데이븐은 실제 팀원처럼 역할을 해낸다. 마케터는 광고 카피와 디자인, 영상 제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직장인은 보고서·요약 등 문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교육자는 학습 자료와 퀴즈, 시험 문제까지 자동 설계할 수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아들에게 SAT 시험 문제와 채점 가이드를 학습시켜 테스트를 보도록 하기도 했다. 그의 막내아들 역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데이븐 AI로 만든 숏폼 영상을 게재하며 실시간으로 사용 모니터링을 전달한다고 한다.
정 대표는 "AI 기술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며 "글로벌 AI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꼭 필요한 전략도 아니다. 수많은 AI 모델을 연결해 빠르고 저렴하며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AI를 학습시킬 피드백을 축적하는 것이 우리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 아이폰이 부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도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과 앱 생태계로 세상을 바꿨듯, 데이븐 AI 역시 발상의 전환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ChatGPT가 '혼자 일하는 똑똑한 비서'라면, 데이븐 AI는 '각 분야 전문가 팀을 고용하는 것'과 같다"며 "기술 장벽을 낮춰,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프로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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