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코드 “누구나 쉽게 IoT 제품/서비스 만드는 모듈기반 생태계 구현”[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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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형 누코드 대표 / 출처=IT동아이관형 누코드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공지능(이하 AI) 시대가 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진 또 한 가지 분야가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이하 IoT)다. 이는 생활이나 산업현장에서 이용하는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연동하는 기술을 뜻한다.

하지만 국내 IoT 관련 시장은 해외 제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국내 개발자들이 기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보안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국산 IoT 생태계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누코드(NUCODE, 대표 이관형)'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타트업이다. 저전력 IoT 모듈인 'NU 모듈', 그리고 비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선보이며 누구나 간단히 IoT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일에서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이관형 대표가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한 배경과 누코드의 혁신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 IoT 분야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누코드라는 회사명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나?

: 원래 독일에서 자동차 부품 설계를 하던 기구 엔지니어였는데, 코로나 시기에 원격 의료 쪽으로 창업을 준비했다. 그런데 전자랑 컴퓨터 쪽은 완전히 다르고 절차가 너무 복잡하더라.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글로벌 모듈 업체들에 대해 알게 됐는데, 한국에는 저전력 모듈, 블루투스 IoT 모듈을 만드는 브랜드가 눈에 띄지 않았다. 국내 엔지니어들이 무조건 해외 모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해외 모듈을 쓰다 보니 기술 지원받기도 어렵고 문서들도 다 영어나 중국어로 되어 있어서 그 기능을 100% 쓰지 못하고 있었다.

'누코드'라는 이름은 최근 화제인 '노코드(No-code,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 방식)'에서 따온 거다. 코딩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손쉽게 IoT 연동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 누코드의 핵심 솔루션은 어떤 특징을 갖췄나? 그리고 이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 저희는 'NU 모듈'이라는 초소형 저전력 IoT 모듈을 만들고 있다.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활용하면서 저전력으로 쓸 수 있는 디바이스용 모듈이다. 비면허 주파수 대역인 2.4GHz, 5GHz, 6GHz 대역에서 작동한다. 이 모듈을 통해 다양한 IoT 기능을 품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를 오래 써야 되는 작은 장치나 노지에서 쓰이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 장비처럼 전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 특화된 모듈이다. 경쟁사 대비 4배 정도 전력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배터리 1시간 짜리 이어폰이 4시간짜리 이어폰이 될 수 있는 거다.

이런 성능은 하드웨어, 펌웨어, 소프트웨어 모든 부분에서 구현이 돼야 실현 가능하다. 한 군데라도 빠지면 저전력을 실현할 수 없다. 저희는 하드웨어, 펌웨어, 소프트웨어를 다 다루는 업체여서 고객사 제품의 양산까지 고려한 설계를 적용할 수 있었다.

누코드의 저전력 IoT 모듈인 'NU 모듈’을 소개하는 이관형 대표 / 출처=IT동아누코드의 저전력 IoT 모듈인 'NU 모듈’을 소개하는 이관형 대표 / 출처=IT동아

- 단순히 모듈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개발 환경도 함께 제공한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 저전력 모듈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품 설계 난이도가 높아진다. 저희가 집중하는 건 처음 접한 분들도 설계를 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NU-Works'라는 개발 환경을 구축했는데, 시스템 구조도를 생성해주는 AI 모델을 품고 있다. LLM(거대언어모델)과 저희가 가진 데이터를 결합한 자체 모델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앱이나 웹에 연동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능의 개발 과정이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우리는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제품용 개발 보드와 편리한 프로그래밍 도구를 제공한다. 특히 코딩 초보자들이 선호하는 환경에서도 우리 제품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호환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올해 10월에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 바이브 코딩 해커톤(경진대회의 일종)을 진행했는데, 개발자가 아닌 모든 참석자가 블루투스 연동 앱을 3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기획자들도 있었고, 초등학생도 있었고, 대학생 디자이너, 사업가, 심지어 세무사도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챗GPT 같은 도구와 함께 활용한다면 아주 쉽게 양산 가능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 최근 일부 IoT 제품에서 보안 문제가 발견된 바 있다. 누코드의 솔루션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 최근들어 모듈에서도 숨겨져 있던 보안 문제들이 많이 터지고 있다. 최근 해외 유명 기업의 모듈에서 백도어(숨어있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는데, 국내에 유통되는 홈캠에 많이 적용 되어있는 모듈이었다. 홈캠에 백도어가 있다는 것은 영상 해킹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큰 문제가 되고 있으니 CCTV 사업자나 홈캠 사업자들은 미리 대체 가능한 모듈을 찾아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모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해외 기업의 대리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누코드 같은 경우는 직접 개발하여 소스코드를 회사 내부에 가지고 있고, 개발보드 또한 직접 설계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모듈과 보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저전력 블루투스 분야의 세계적인 강자인 노르웨이 ‘노르딕 세미컨덕터(Nordic Semiconductor) 정식 협력도 하고 있다. 올해 AIoT 전시회와 내년 CES 전시회의 노르딕 세미컨덕터 부스에서 저희 제품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 모듈 및 개발환경 외에 다른 제품도 개발한적이 있나?

: 과기정통부에서 발주한 비면허 주파수 실증 사업을 통해 노지용 AI 저전력 CCTV인 ‘호두캠(가칭)’을 개발했다. 개발 기간은 6개월 정도 걸렸다. 온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 처리)를 통해 차량 번호 인식 등이 가능한 장치다.

지금 주차장이나 노지에 CCTV 설치할 때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 데이터 케이블 공사, 전력 케이블 공사다. 우리 제품은 이런 것들을 다 없애고 완전 무선으로 구현했다. CCTV끼리 통신을 하며 전력뿐만 아니라 데이터 공유까지 무선으로 할 수 있다.

배터리 효율도 우수하다. 태양광 충전이 안 되는 경우에도 4일에서 일주일 정도 운영 가능하다. 태양광 충전 시스템까지 갖추면 설치 이후에는 시스템이 다운되더라도 충전이 되면서부터는 자동으로 복구되도록 설계돼 있다. 관리 작업이 최소화된 이른바 ‘메인터넌스 프리(maintenance free)’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호두캠(가칭)은 내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올해 국내에서 해외산 CCTV가 많이 논란이 됐는데, 그런 것들을 대체할 수 있는 보안, 고성능 카메라 모듈이자 제품이다.

노지용 AI 저전력 CCTV ‘호두캠(가칭)’용 보드를 소개하는 이관형 대표 / 출처=IT동아노지용 AI 저전력 CCTV ‘호두캠(가칭)’용 보드를 소개하는 이관형 대표 / 출처=IT동아

-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 요즘 국내에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나 IoT 쪽으로 국내 교육 커리큘럼이 많이 사라졌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이지만 적합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만들어 온 시니어중에는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한국에 제법 있지만 허리가 끊긴 형태로 국내에서는 젊은 인재를 찾기 힘들고 있더라도 해외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 지금 누코드의 중역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젊은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분야에서 일당백으로 임하고 있다. 임베디드, 피지컬 AI의 미래를 이끌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또한, 누코드는 해커톤과 웨비나를 통해서 IoT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화 고등학교나 대학교, 국내 로봇 대회, 인플루언서 협력 등은 항상 열려있다.

- 투자 유치나 사업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작년 6월에 창업해서 3개월 만에 한국투자 액셀러레이터에서 투자를 받았고, 12월에는 중기부 팁스(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지원 사업) 사업에 선정됐다. 창업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올해는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고, 내년 초에도 투자 유치 계획이 있다.

- 서울과기대의 초기창업패키지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

: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서울과기대 산학협력단 자체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보유 장비도 많고 산학협력도 활발히 하고 있는 학교라서 확실히 우리와 시너지가 좋다.

특히 서울과기대측에서 해커톤 진행도 도와주었고, 투자사 네트워킹 확보나 법무 컨설팅 같은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과기대가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가 인상적이다. 이를 이용해서 사업에 큰 도움을 받았다.

- 향후 계획이나 추가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엔비디아가 하드웨어인 GPU뿐만 아니라 쿠다라는 플랫폼까지 갖고 있듯이, 누코드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 분야에서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저전력 IoT의 대부분은 MCU와 RTOS 기반으로 작동된다. 직접 IP를 설계하는 것 보다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하여 여러 기술을 잘 엮은 모듈로 설계하기 쉽게끔 만드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누코드는 센서, 앱, 대시보드, LTE 모듈업체 파트너사들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종합 모듈 기반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샤오미나 투야, 티피링크 등의 해외 기업들 부럽지 않은 국내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누구나 가격 경쟁력과 완성도를 갖춘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그 중심에 누코드의 저전력 기술과 AI 기반의 노코드 개발 환경이 있을 것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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