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 투자 100조원 시대 열겠다…고성능 GPU 5만장 확보"

4 hours ago 1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취임 후 첫 국무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방안을 확인했다. 고성능 GPU 5만장 확보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공약이다.

◇ AI 고속도로 건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AI 등 첨단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한 만큼 새 정부에서 추진될 AI 정책을 둘러싸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첫 행보를 AI로 택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라며 “정부가 민간 투자의 마중물이 돼 AI 관련 예산을 선진국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액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신GPU를 탑재한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이른바 ‘AI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국가대표 AI 기업을 육성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국무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국무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가가 나서 GPU를 구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은 업계가 꾸준히 요구한 사안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AI 개발에 필요한 GPU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AI’를 통해 전 국민이 무료로 AI 기술을 활용하게 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성능 좋은 AI를 국민 모두가 무료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이 후보가 내세운 ‘AI 기본사회’ 구상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페이스북에서 “이른바 ‘한국형 챗-GPT’를 전국민이 사용하게 된다면 순식간에 수많은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며 “이는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생산성 혁신, 때로는 신산업 창출로 이어져 결국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거점 대학에 AI 단과대학을 설립하고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한국형 LLM 성공할까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국무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국무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국형 대규모언어모델(LLM)’의 개발 주체와 서비스 방식을 두고선 업계 논쟁이 뜨겁다. 한국형 LLM 개발과 운영을 위해 특정 기업과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는 말이 벌써 시장에 돌고 있다.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은 사업의 컨소시엄에 끼기 위해 학연, 지연을 동원해 줄을 대려는 기업도 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출범했기 때문에 사업에 들어가려면 일찌감치 움직여 사전 교감을 해놓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일부 기업 사이에선 오히려 정부발 AI 인프라 사업 참여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계열사 관계자는 “정부 사업에 잘못 들어가면 덤터기를 쓸 수 있다”며 “요구하는 것도 많아 계산해보면 결국 손해”라고 했다. 정부 사업에 핵심 인력이 동원되면 신사업 추진에 쓸 에너지를 뺏길 수 있다는 얘기다.

막대한 세금을 써서 한국형 LLM을 개발하는 게 맞느냐를 두고서도 의견이 갈린다. 효용이 없다는 쪽은 어차피 정부발 AI의 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 AI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과거 국가 주도 통신망이 지지부진했듯 국가가 나서서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민간의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고 한국을 ‘AI 갈라파고스’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자체 LLM을 개발해야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 정부가 AI 국가대표 프로젝트 ‘월드 베스트 LLM’ 기업을 올해 선발할 예정이다. 5~10개 내외의 AI 정예팀이 뽑힐 가능성이 높다. 자체 모델을 보유한 LG AI연구원, 네이버, 업스테이지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