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간 ‘정보보호 투자 전쟁’의 막이 올랐다. SK텔레콤이 지난 5일 향후 5년간 정보보호에 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KT도 1조원을 쓰겠다고 나섰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정보보호 투자가 통신사 선택의 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15일 ‘KT 고객 안전·안심 브리핑’을 열고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정보보호에 1250억원을 사용한 KT가 연간 1.5배 가까이 투자액을 늘리는 셈이다. KT는 제로트러스트 보안에 3400억원, 내·외부 보안 인력 충원에 500억원, 글로벌 보안 업체와의 협업에 200억원을 쓴다. 정보보호공시수준 유지 및 점진적 개선에는 6600억원을 투입한다. KT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체계 강화, 글로벌 협업 및 진단 컨설팅 확대, 제로트러스트 체계 완성, 보안 전담 인력 확충이라는 ‘4대 정보보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이날 자사 보안 시스템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은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정부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정보보호 실태를 점검했다”며 “6개월간 로그 기록과 방화벽, 웹셸, 고객정보 저장용 서버를 들여다본 결과 이상 징후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KT가 정보보호 투자금액을 파격적으로 늘린 데는 SK텔레콤의 정보보호 투자액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K텔레콤은 5일 유심 해킹 사고 보상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7000억원을 정보보호 투자에 쓰겠다고 선언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올해 1000억원 이상을 정보보호 투자액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