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아직 육아와 주거 같은 기본적인 고민이 한창인데, 자녀를 다 키우고 정년을 앞둔 노조 선배는 자기 세대 이해만 챙깁니다.”
6일 한 중견 제조업 노동조합의 청년 간부는 양대 노총이 주장하는 ‘임금 조정 없는 정년 연장’을 두고 “얼핏 ‘친노동’처럼 보이지만 특정 계층만을 위한 투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임금 조정 없는 정년 연장 법안을 연내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청년·비정규직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정년 연장은 말 그대로 고령 정규직 노동자가 임금 손실 없이 더 오래 일하도록 돕는 법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년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초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법적 정년을 65세로 늘릴 경우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혜택을 볼 고령 노동자는 전체의 3.1%에 불과하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무려 91.5%가 수혜 대상이다. 결국 대기업·정규직 등 기득권 중심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임금 조정 없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60~64세 정규직 약 59만 명의 자리가 그대로 유지된다. 기업은 연간 약 30조원의 비용을 추가로 떠안아야 한다. 25~29세 청년 약 90만 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청년에겐 대기업 문턱이 훨씬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퇴직 후 재고용 등 임금 체계 개편 논의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도 마찬가지다. 원청 책임 확대와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으로 경영 리스크가 커지면 기업은 결국 고용 축소, 로봇화, 외주화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 청년층 고용 분절은 더 심해진다. 20~29세 청년 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30%를 웃도는 현실은 이런 구조적 왜곡을 반영한다.
이런 환경에서 청년 조합원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조사에서 20대 이하 조합원 중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사람이 23.1%로 진보 성향(14.2%)보다 높게 나타났다. 스스로를 중도라고 답한 비율도 62.7%였다.
연구진은 이를 ‘신자유주의적 보수화’라고 이름 붙였다. 하지만 청년 조합원은 “정작 더 보수화된 건 기득권을 지키려는 노조 선배”라고 말한다. 출산·육아·주거·임금구조 개선 같은 청년 의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현실이 청년을 ‘노조의 미래 세대’가 아니라 ‘외부자’로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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