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PM 장우영이 데뷔 17년 만에 솔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음악에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냈고, 그 과정은 오롯이 자신을 위해 꾸려진 팀원들과의 호흡으로만 이루어졌다며 "신인 때 생각이 났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장우영은 15일 오후 6시 미니 3집 '아임 인투(I'm into)'를 발매한다.
지난 6월 디지털 싱글 '심플 댄스(Simple Dance)'를 발표한 뒤 3개월 만의 초고속 컴백이지만, 미니앨범 형태를 발매하는 건 2018년 1월 이후 무려 7년 5개월 만이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장우영은 "많이 긴장된다. 지난 앨범이 2018년 1월 15일에 나왔더라. 정확하게 7년 8개월 만에 앨범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앨범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를 묻자 그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생각이 많았던 거 같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머뭇거리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입대도 있었고, 전역하고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다. 여러 환경적인 요인에서 자꾸 지연되는 게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가운데 장우영을 강하게 자극한 건 2021년 2PM 활동이었다. 장우영은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무엇일지 생각했을 때 2PM부터 생각이 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팀원들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장우영은 "회사의 인원들이 저랑 본업을 해 본 적이 없더라. 새롭게 들어온 인원이 많아서 정작 저랑 음악을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 자꾸 준비가 안 됐고,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만 가지면 이분들과 무언가를 해보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가 버릴 것만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제 몸이 아파지는 한이 있더라도 부딪혀봐야겠다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현시대의 아이돌로서, 가수로서 할 마음이 없는 걸로 느낄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번 부딪혀보겠다고 했다. 예전 신인 때, 2PM 때 생각이 많이 났다. 2PM 때와는 또 다른 고통을 느끼면서 또 나름의 희열이 있었다"며 웃었다.
JYP엔터테인먼트에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그는 이번 작업에 있어서 만큼은 윗선들과의 소통까지 끊고 온전히 팀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장우영은 "시간이 지날수록 (JYP엔터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점점 두터워진다. 그러니까 계속 JYP와 계속 재계약하는 걸 테다. 그런데 반대로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예전에는 진영이 형과 해야 했던 대화가 이제는 제 옆에 있는 팀원들과 해도 일이 진행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면서 "제가 계속 진영이 형, 사장님 등 위에 있는 분들이랑만 소통하려는 습관을 관습처럼 가지고 있으면 도태될 거 같더라. 또 그렇게 되면 제 옆에 있는 분들은 존재 이유가 없지 않나"고 전했다.
특히 장우영은 "윗분들과의 대화를 끊었다. 진영이 형이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형도 예전부터 '난 이제 더 이상 너희에게 잔소리할 수 없다. 너희 옆에 있는 스태프들과 대화하고 팀원들한테 잘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장우영은 "오히려 형은 가끔씩 응원을 해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하라는 식"이라면서 거듭 팀원들과의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게 완성된 '아임 인투'는 장우영 본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이틀곡 '띵크 투 머치(Think Too Much, Feat. 다민이)'를 포함해 '카펫(Carpet)', '늪', '리얼리티(Reality)', '홈캉스'까지 총 다섯 트랙으로 구성됐다.
장우영은 "앨범의 전체적인 콘셉트가 가장 중요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쉽게 할 수 있는,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주제가 내가 빠져있는 것들에 대한 거였다. 그 시작이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잡념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펑키한 사운드의 팝 댄스곡인 타이틀곡 '띵크 투 머치'가 나왔다.
이어 "편안한 카펫 위에 누워 정신적인 휴식을 얻는 제 모습('카펫'), 이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빨려 들어가고 몸이 컨트롤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늪'),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몰아붙이는 상황('리얼리티'), 집에서 스스로에게 빠져드는 나만의 시간('홈캉스') 등으로 앨범을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사실 장우영은 "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일방적인 얘기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팀원들과 모여서 이야기했고, 주변에서도 '장우영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을 해주더라.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내가 앨범을 내야 하는 이유의 큰 부분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장르가 겹치지 않길 바랐다. 동시에 너무 튀지 않고 모든 노래가 연결되게끔 신경을 썼다"면서 "힙합적인 요소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 그 안에서 다양하게 뻗칠 수 있는 재즈 힙합, 솔 힙합, 소울 펑크 힙합, 팝 댄스 등 가요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다. 제가 스스로 흥얼거리고 자유롭게 그루브를 탈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졌다"고 부연했다.
공교롭게 2PM 멤버 준케이와 컴백 시기가 겹쳤다. 준케이는 지난 1일 솔로 컴백했다. 장우영은 "둘 다 너무 바빠서 며칠 전에 회사 식당 엘리베이터에서 잠깐 마주쳤다"며 "요즘 제일 많이 듣는 음악이 형 노래다. '최애곡'이 '알앤비 미(R&B ME)'"라며 환하게 웃었다.
2PM과 관련해서는 "다들 워낙 바빠서 자주 모이진 못해도 여전히 단체 대화방에서 농담을 주고받고 누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안부를 묻는다. 우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장우영은 "나의 시간은 2시에 멈춰있다. 가장 뜨거운 오후 2시"라면서 "계속 뜨겁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