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의 스포트라이트]위기속의 손흥민, 토트넘 잔류만이 최선인가

1 month ago 7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2024∼2025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파울로 넘어지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2024∼2025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파울로 넘어지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손흥민이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 그는 다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손흥민이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2024∼2025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12일 현재 15위에 머물러 있다. 상위권보다는 강등권이 가깝다. 토트넘은 11일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도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리그 성적만으로는 5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로파리그 우승팀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마저 붙투명한 상황이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고사하고 지난 시즌 5위에서 크게 떨어진 리그 순위는 토트넘의 최근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의 간판 스타인 손흥민에 대한 비판도 늘고 있다.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이 끝난 뒤 득점 없이 경기를 마친 손흥민에게는 “예전만큼 빠르고 날카롭지 않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만 32세인 손흥민의 하향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에서 12일 현재 7골(29위), 9도움(5위)을 기록 중이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손흥민에게는 다소 아쉽지만 팀내 득점 공동 3위, 도움 1위로 여전히 뛰어난 기록이다. 손흥민이 곧 전성기를 지나 선수로서 황혼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그를 둘러싼 비판은 그의 나이를 둘러싼 하향곡선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그의 문제는 개인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겹치면서 가속화된 측면이 강하다. 그로서는 주변의 악조건에서 벗어나 다시 그 자신만의 기량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하에서 이번 시즌 EPL에서 가장 부상이 많은 팀 중 하나가 됐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 등 주전급 선수 10여 명이 줄줄이 다쳐 제대로 된 팀을 꾸리기 어려웠고 손흥민도 지난해 10월 햄스트링을 다쳤다. 많은 이들이 감독과 구단의 선수 관리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 라인을 끌어올려 전진 배치하는 고강도 압박 전술을 쓰는데 이 때문에 발생하는 공수 전환 시의 급격한 스프린트로 모든 선수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강경한 성격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 운영방식을 고치지 않고 있는 데다 훈련마저 고강도로 실시하고 있고, 구단 의료진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감독과 구단에 대한 신뢰는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토트넘의 대니얼 레비 회장은 EPL 내에서도 선수 투자에 인색하기로 악명 높다. 그는 구장 개조 및 티켓 가격 인상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값싼 선수를 데려와 키운 뒤 이익을 남기고 파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토트넘 팬들이 “레비는 탐욕만 추구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퇴진 운동까지 벌이고 있을까. 이런 레비 회장이 손흥민에게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그를 내다 팔 궁리만 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손흥민 역시 심리적 영향을 받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이 같은 감독의 무리한 전술과 구단의 인색한 투자 속에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 팀을 이끌어가는 손흥민도 지쳐 갈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팬들의 불만을 무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동시에 선수 보강을 해야 할 텐데, 이때 필요한 현금을 위해 몸값이 비싼 손흥민이 내년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 전에 올해 이적료를 받고 팔려고 할 것이다. 역으로 손흥민으로서는 혼돈에 빠져 있는 토트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손흥민도 자신에게 맞는 팀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선수들의 활동 연령으로 볼 때 그의 전성기는 그의 노력에 따라 조금 더 연장될 수 있다. 그때까지 체력과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많은 비판과 혹평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리티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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