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방산기업 사브(SAAB)가 무기 구매국에서 생산·수출국으로 도약한 한국과 '윈윈'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헨릭 론 사브코리아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종로구 사브코리아 본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칼 구스타프 M4 등 지상전투체계 생산 현지화에 대해 "만약 한국이 (사브의) 지상전투체계 고객이 된다면 한국 현지 생산과 라이센스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37년 설립된 사브는 지난해 말 기준 유럽 10대 방산업체 중 하나다. 주요 사업 분야는 항공기술, 다이나믹스, 감시정찰, 잠수기술 등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638억 크로나(약 9조 4717억 원)다. 전 세계 30개국에 진출했고, 100여 곳의 시장에 수출했다.
사브는 세계 주요국에서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일본에는 자사 라이센스를 판매했고, 인도에는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2002년 처음 진출한 이후 2006년 법인을 세워 국내 방산 기업과 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일례로 한국은 최대 규모의 대포병 레이더 '아서' 고객으로 2023년 말 기준 7억9500만 크로나(약 1181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국내에 공고된 입찰사업에도 참여 경험이 있고 현재도 한화 등과 협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론 대표이사는 "한화와 진행되는 협력은 시장중심, 기술중심"이라며 "또 한국기업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리너스 리드버그 사브 감시정찰사업부 전략총괄 역시 "유럽에서 한국 방산기업들은 최첨단 선진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상호 간 시너지를 도모할 영역을 모색해 한국과 사브 간 윈윈 관계가 형성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브는 실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 한화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2025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한국과 스웨덴 간 국방협력 양해각서(MOU)가 갱신됐다. 양국 방산기업이 첨단 센서, 레이더, 전투기, 잠수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해석이다.
론 대표이사는 "사브는 한국의 조기경보 통제시스템 조달 등 영역에 사브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사브는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조달 주체로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