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법무 등 전문직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채택률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 AI가 단순한 실험적 기술을 넘어 전문 서비스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업무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국제학술정보회사인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2025 전문직 분야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과 미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생성 AI 채택률은 22%로, 지난해(12%)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법률, 세무, 회계, 기업 리스크 관리, 정부 부문 등에서 일하는 글로벌 전문가 약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계에선 채택률 상승의 배경으로 업무 효율성 확보와 인건비 절감, 경쟁력 제고 등을 꼽고 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는 생성 AI가 복잡한 규정 해석과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세무·법무 업무에 잘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무 분야의 AI 채택률은 2024년 8%에서 2025년 21%로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반복적인 보고서 작성, 규정 해석, 고객 질의 대응 등에서 AI가 실무 부담을 줄이고 업무 속도는 높이면서 사람은 보다 고차원적인 분석과 판단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결과로 보인다.
법률 부문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서 자동 생성, 판례 검색, 계약서 검토 등의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채택률은 같은 기간 14%에서 26%로 크게 뛰었다. 기존에는 인력 투입이 필수였던 작업에서 AI가 ‘업무 파트너’ 역할을 하며 실무 생산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생성 AI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감도 높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95%가 “향후 5년 이내 생성 AI가 조직의 핵심 업무 흐름에 통합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법무(90%), 기업 세무(92%), 기업 리스크(88%) 등 실무 현장의 전문가 대부분이 생성 AI의 적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로라 클레이튼 맥도넬 톰슨로이터 기업 부문 사장은 “생성 AI는 정보 과잉을 해소하고 부서 간 협업을 원활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질을 높인다”며 “앞으로 전문직 분야에서 생성 AI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