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감독으로 선수 지도하다가 후반기 임시로 1군 지휘봉
"선수들 절실함 안 느껴져…후반기에는 팬을 위해 뛰어 달라"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훈련에 앞서 첫 인사를 하고 있다. 2025.7.15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스타 휴식기에 팀을 떠나게 된 홍원기 감독을 대신해 후반기부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를 이끌게 된 설종진(52) 1군 감독 대행이 선수들에게 절실한 플레이를 당부했다.
설 대행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1군 선수단과 공식 상견례를 했다.
키움 구단은 전날 전반기 최하위에 그친 팀 성적을 이유로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1군 수석코치를 동반 경질했다.
남은 시즌 1군 선수단은 설 대행이 이끌고, 허승필 운영팀장이 신임 단장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이날 오후 1시 시작한 키움 선수단 훈련에 앞서서 설 대행은 선수단에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으니 열심히 뛰어 달라"고 요청했다.
전반기 27승 3무 61패, 승률 0.307로 리그 최하위에 그친 성적에 대해서는 작전 야구가 부족한 것 같았다고 진단하고 후반기 적극적인 '뛰는 야구'와 번트 작전을 예고했다.
아래는 설 대행과 일문일답이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훈련에 앞서 첫 인사를 하고 있다. 2025.7.15 yatoya@yna.co.kr
-- 1군 감독 대행을 맡게 된 소감은.
▲ 부담감이 많이 든다. 책임감을 느낀다. 홍원기 감독님과 통화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있으니 잘 단속해서 시즌 마지막까지 잘 치러주길 바란다'고 하셨다. 구단이 해임한 것은 성적 때문이다. 전반기에 저희 승률이 3할 정도 되는데, 후반기에는 승률 4할에서 5할 정도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서는 작전도 필요하고,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그걸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 감독 대행을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언제 들었나.
▲ 구단의 (홍원기 감독 해임) 발표 10분 전에 허승필 신임 단장으로부터 연락받았다. 홍원기 감독님과 위재민 대표님이 면담을 끝내면 곧바로 보도 자료가 나올 거라고 들었다.
-- 코치진 인선에 감독 대행의 의견도 반영됐는가.
▲ 그렇지 않다. 저도 갑작스럽게 (대행을 맡아 달라고) 연락받았다. 코치들도 갑자기 연락받았다.
-- 선수들에게 무엇을 당부했는가.
▲ 팀 성적이 안 좋으니까 선수들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절실함이 안 느껴졌다. 후반기에는 절실함을 느끼고, 구단과 팬을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훈련에 앞서 첫 인사를 하고 있다. 2025.7.15 yatoya@yna.co.kr
-- 2군 감독으로서 전반기 키움 부진의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가.
▲ 외국인 선수와 선발진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작전 야구, 뛰는 야구가 안 됐다. 저희가 홈런을 월등하게 치는 팀도 아니다. 기록상으로 보면 출루율도 낮다. 그래서 득점도 안 됐다. 득점권에서 안타도 잘 안 나왔고, 투수도 약했다. 점수를 못 내니까 1, 2점 차 경기에 약했다.
-- 그렇다면 현재 전력에서 작전 야구를 가미하겠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안 해봤던 것을 해보겠다는 의미다. 뛸 수 있으니까 도루를 많이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번트도 많이 댈 거다. 경기 초반부터 번트 사인이 나갈 수도 있다. 치고 달리기 작전도 벤치에서 나갈 수 있다.
-- 선수 엔트리 등은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 엔트리는 한 두 명 바꿀 수 있다. 투수 김성민은 올릴 계획이고, 내야수 김태진과 포수 김재현은 몸 상태를 확인하고 결정하겠다. 나머지 주축 선수들은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 코치진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에 앞서 외국인 선수들과 첫 만남을 가지며 인사하고 있다. 2025.7.15 yatoya@yna.co.kr
-- 수석 코치가 공석인데 계획은.
▲ 현재로서는 수석 코치 유무보다는 선수들에게 집중하고 싶다. 팀 분위기에 더 신경 쓰겠다.
-- 1군 감독 대행으로 능력을 입증해야 할 상황이다.
▲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남은 경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평가받을 거다. 저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그것을 선수들에게 얼마나 전달하느냐가 임무다.
-- 2군 감독으로 선수를 1군에 올려보내다가 이제 1군에서 감독 대행을 맡았다.
▲ 생각보다 잘했던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어준서 같은 경우는 지금 1군에서 꾸준하게 적응한 것 같다. 보람을 느낀다. 유망주지만,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올라간 선수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제가 1군에 올라와도 계속 관심 있게 볼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 지도 철학이 있다면.
▲ 지도자는 세 가지만 알아도 성공하지 않을까 한다. 우선 선수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그다음에 선수가 우리 팀 방향대로 가고 있는지 관찰하는 거다. 마지막으로는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다. 지도자가 잘 판단하고, 통찰하고, 방향을 잡아주면 된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훈련에 앞서 첫 인사를 하고 있다. 2025.7.15 yatoya@yna.co.kr
-- 올 시즌 키움은 신인급 선수가 1군에서 많이 뛰었다. 변화가 있을 것인가.
▲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줘야 한다. 신인 투수 정현우는 우리 팀의 미래다. 피드백을 주고 지도하는 게 도움이 될 거다. 초반에 던지다가 다쳤고, 이후에 합류해서는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 부상 여파가 있을 수도 있고, 밸런스가 흔들렸을 수도 있다. 이승호 투수코치에게 '젊은 투수가 너무 변화구를 던지는 거 아닌가. 직구 비중을 높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 1군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내년 시즌 정식 감독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됐다.
▲ 일단 분위기를 쇄신하는 게 먼저다. 저는 이 팀에 오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송성문 선수를 봐서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됐다. 선수들에게 창피하게만 지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했다. 제가 (감독 후보로) 평가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싶다.
-- 그 외에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면.
▲ 우선 한 두 경기는 지켜보고 투수 운영 방안을 생각하겠다. 그리고 웬만하면 외국인 투수는 6∼7이닝을 맡기고자 한다. 직접 후반기 경기를 보면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큰 변화는 없더라도, 뛰는 게 늘어나는 등 작은 변화는 있을 것이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15일 14시0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