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미국 약가 인하 및 의약품 관세 인상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15일 연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의 정책이 한국 바이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판매되는 의약품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약가 인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처방약을 공급받게 하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미국에 바이오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서 회장은 이에 대해 “미국 처방약 가격이 높은 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도매상 등 중간유통업체들이 이익을 챙기기 때문”이라며 “유럽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공급하는 셀트리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간유통 구조가 단순화하면 경쟁이 쉬워진다”며 “병원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저렴한 가격에 처방되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의약품 관세에 대해서는 “2026년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15~21개월분의 현지 재고를 미리 확보해놨다는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연간 300만 바이알(병) 규모 생산이 가능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며 “필요시 600만 바이알까지 재고를 확보할 수 있고, 원료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도 연말까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