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5월 15일, 캐논코리아가 40주년 역사와 신제품 카메라 소식 등을 알리기 위한 미디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캐논코리아는 1985년 한국의 롯데그룹과 일본 캐논이 합작으로 ‘롯데캐논’을 설립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 1986년에 기술도입 계약을 통해 프린터 및 복사기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한 뒤 지금도 안산 사업소에서 제품을 생산 중이다. 과거에는 카메라 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었지만 지난 2021년 11월 사무기기와 카메라 사업 부문이 캐논코리아로 합쳐졌다.
정병림 캐논코리아 마케팅 부문장이 카메라 시장 전략에 대해 발표 중이다 / 출처=IT동아
이세철 캐논코리아 영업본부장은 “캐논코리아는 지난 40년 간 매출이 35배가 성장했고, 21년도에 카메라와 프린터 사업이 통합되며 토털 이미지 설루션 기업으로 거듭났다. 많은 기업들이 설비를 국외이전하는 가운데, 캐논코리아는 안산 사업소에서 캐논 제품들을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며,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라면서, “영상 산업 분야에서도 카메라 기술을 어떻게 선도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겠다”라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도, 영상도 잘하는 브랜드’ 노리는 캐논
이세철 캐논코리아 영업본부장이 캐논코리아 기자간담회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출처=IT동아
정병림 캐논코리아 마케팅 부문장은 “캐논은 최초의 아날로그 복사기를 만들고, 개발하고, 수출하면서 종합 기업으로 성장했다. 가정용 프린터부터 상업용 인쇄기, 교과서나 상업 제품, 반도체 등 산업 설비와 의료 기기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카메라 부문이 여기에 통합됐다. 카메라는 일반 입문기부터 전문가용 미러리스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네마 카메라까지 영상 영역을 넓히고 있다”라고 사업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캐논은 1인 미디어 시장의 성장과 콘텐츠 제작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브이로그 및 1인 크리에이티브 영상 특화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과거에 사진은 캐논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앞으로는 사진도 영상도 캐논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브랜드 리더십을 다져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캐논 EOS R50 V· 파워샷 V1으로 보는 캐논의 시장 전략
간담회에서 소개된 제품은 캐논 EOS R50 V, 파워샷 V1 두 종이다. 앞서 2023년 출시된 파워샷 V10도 간략하게 소개됐다. 캐논 EOS R50 V1은 2420만 화소 APS-C규격 센서를 탑재한 렌즈교환식 영상 미러리스 카메라다. 크기는 가로 119.3mm 세로 73.7mm, 두께 45.2mm에 370그램으로 가벼운 보급형 제품이나, 비슷한 제품인 EOS R50과 비교해 구성 자체가 영상 용도에 최적화돼 있다.
캐논 EOS R50 V 및 RF-S14-30mm F4-6.5 IS STM PZ / 출처=IT동아
함께 출시된 RF-S14-30mm F4-6.5 IS STM PZ 렌즈 자체가 RF-S 마운트의 첫 파워줌 렌즈며, 촬영 표시용 탈리 램프와 셀카 촬영용 버튼, 바디 제어 줌 기능과 마이크 등을 지원하는 다기능 단자, 동영상 전용 모드 다이얼 등을 채택했다. 영상용 파워줌 렌즈는 줌 전용 모터를 탑재해 동영상 촬영 시 부드럽게 줌인, 줌아웃을 하도록 보조하는데 쓰인다. 일반 렌즈에 비해 단가가 비싸지만 영상의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급형 라인업이지만 ‘파워줌 정도 쓰는 고급 사용자’는 확실히 잡겠다는 전략이다.
동영상 성능은 크롭 기준 4K 60p, 기본 4K 30p를 지원하며, 캐논의 새 컬러 계조 기능인 캐논 로그3와 영상 프로필 입력 기능인 LUT도 지원한다. EOS R50이 명암 대비 기능인 ‘HDR PQ’ 정도만 지원한 것보다 훨씬 기능이 많다. 구성이나 성능, 버튼 배치 자체가 영상 용도에 맞춘 셈이다.
캐논 파워샷 V1, 렌즈 일체형 카메라다 / 출처=IT동아
캐논 파워샷 V1은 16-50mm 줌렌즈가 일체형으로 탑재됐고, 소형 카메라로는 드물게 냉각 팬을 탑재해 2시간 이상 4K 60p를 촬영한다. 또 가장자리 잘림 없이 4K 30p 촬영, 동영상 디지털 손떨림 방지 기능, 컬러 계조용 캐논 로그3도 지원한다. 무게는 426g이지만, 스마트폰 촬영으로 한계를 느끼는 영상 입문자, 준전문가의 보조 카메라로 적합한 구성이다.
황종환 매니저는 “소니 ZV시리즈가 영상 시장에서 수요를 크게 흡수하고 있으며, 캐논 EOS R50 V가 여기에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니와의 경쟁 구도를 언급했다. 정병림 캐논코리아 마케팅 부문장도 “영상 시장 확대를 위해 고민하다 파워줌렌즈를 기획하게 됐고, 이를 탑재한 EOS R50 V가 시장에서 주목받으리라 본다. 향후에도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기획할 예정”이라며 파워줌 및 관련 제품의 확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상 지원 제품에서 영상 전용 제품이 대세 될 것
미국의 시장조사기업 이마케터는 올해 메타 플랫폼의 전체 광고 매출 중 절반이 인스타그램에서 나올 것이라 밝혔다. 이마케터는 올해 광고 매출이 작년보다 24% 더 늘어난 320억 달러(약 44조 720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집계했고, 그 배경을 릴스(Reels)로 꼽았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사세를 키운 바이트댄스의 틱톡 역시 2024년 전 세계적으로 1550억 달러(약 216조 62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영상 통신 기술과 스마트폰 등의 매체가 복합적으로 발전하며 이제 사진을 넘어 동영상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캐논 역시 영상 전문 기종인 V 시리즈로 1인 크리에이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 출처=IT동아
일반 사용자용 영상 전문 카메라의 수요는 확실하다. 2020년 6월, 소니가 RX100 시리즈의 파생 제품으로 ZV-1 시리즈를 공개할 때만 해도 소비자 반응이 미지근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ZV 시리즈만 찾아 RX100 시리즈가 단종 수순에 접어들 정도로 시장의 판도가 뒤집혔다. 캐논이 보급형 라인업에 EOS R50 V와 파워샷 V1을 추가한 이유도 일반 소비자용 카메라 시장이 사진에서 영상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소니는 ZV 시리즈와 FX 시리즈를 앞세워 초경량 전문가용 영상 기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고, 영상 전문 브랜드인 파나소닉은 물론 DJI, 인스타360까지 초경량 크리에이터용 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캐논 입장에서는 빠른 라인업 확장과 렌즈군 확대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영상 전문가를 위한 박람회인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KOBA 2025)를 찾을 만큼 관심도와 제품에 대한 이해가 높다. 단순히 입문자를 위한 카메라에 그치지 않고, 보급형 제품임에도 전문가가 찾을 정도의 영상 기기를 내놓는 브랜드가 앞으로의 시장을 가져갈 것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