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AI 동맹' 강화…오픈AI는 '하드웨어' 야망

1 day ago 2
박지은 기자 입력 2025.05.28 07:57

삼성전자, 43개 갤럭시 모델에 제미나이 설치
오픈AI, 조너선 아이브 영입 AI 단말 직접 개발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삼성전자와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AI는 'AI 전용 단말' 개발에 뛰어들었다. 구글이 AI 모델 '제미나이'의 사용자 확대에 삼성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자, 오픈AI가 '아이폰 디자인의 아버지'인 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부사장과 손을 잡은 것이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삼성, 43개 갤럭시 모델에 제미나이 설치

삼성전자는 27일 갤럭시 사용자 전용 앱인 '삼성멤버스'에 다음달 중으로 '갤럭시A34' 등 9개 모델에 대한 '원UI7'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업데이트를 마친 모델은 △갤럭시 점프3 △탭 A9 △A25 △탭 액티브5 △A16 △A15 △탭 A9플러스 △퀀텀4 △탭S9 팬에디션 △S9 팬에디션 플러스 △A35 △퀀텀5 등 총 12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 △S21 시리즈 등 31개 모델에 원UI7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1월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한 후, 구형 모델 대상 원UI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제미나이 한 달 무료 사용권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사진=로이터/연합뉴스]삼성전자의 구형 갤럭시S23 스마트폰에 '원UI7' 업데이트를 실시하자 신규 설치된 제미나이 앱 등. [사진=박지은 기자]

갤럭시 사용자는 제미나이 앱에 구글 계정을 연동하면 △2.5 플래시 △2.5 프로(추론, 수학 및 코딩) △펄스널리제이션(구글 검색기록 기준) 모드를 곧장 쓸 수 있다.

특히 Veo2로 고화질 동영상 클립 만들기, 딥 리서치 기능 등을 지원하는 '제미나이 프로' 모드는 1개월간 무료로 제공된다. 1개월 후에는 2만9000원씩 매월 결제가 필요하다.

올초 출시된 '갤럭시S25' 시리즈에 유료 서비스인 '제미나이 어드밴스드'가 6개월간 무료로 제공된 것과 비교하면 짧지만, 구형 모델까지 최신 AI 모델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사진=로이터/연합뉴스]구형 갤럭시에 설치된 제미나이 앱으로 접속하면 '제미나이 AI 프로'를 한 달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큰 화제를 모은 AI 동영상 편집 기능 Veo2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사진=박지은 기자]

제미나이의 애플리케이션(앱) 월 활성 이용자(MAU)가 이달 들어 4억 명을 넘어선 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비중이 상당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4~5월 원UI7 업데이트를 진행한 구형 모델들은 최근 5년 간 출시된 제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10억대 가량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모델 사양에 따라 업데이트 수준은 다르지만, 구형 스마트폰 일부에만 제미나이 앱이 활성화됐더라도 그 수가 어마어마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갤럭시S 시리즈의 경우 연간 3000만~4000만대, 저가 라인인 갤럭시A는 단일 모델이 연간 1억대씩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사진=로이터/연합뉴스]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부사장(왼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오픈AI]

오픈AI, 자체 단말 개발…스마트폰 대체재 될까

삼성전자와 구글의 AI 동맹을 바라보던 오픈AI는 차세대 AI 전용 단말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약 6억명의 MAU를 10억명까지 늘리려면 전용 단말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AI 전용 단말 개발을 위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디자인담당 부사장을 영입하고, 그가 운영하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64억달러(약 8조8000억원) 인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직원들에게 "향후 1억대의 'AI 컴패니언'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시 시점은 오는 2026년 하반기다.

오픈AI가 내놓을 AI 전용 단말은 스마트글래스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모바일 기기보단 다른 형태에 가까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스마트폰 이후를 준비하는 AI 전용 단말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다"며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사용성을 혁신하는 것인데 오픈AI도 그런 형태가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사진=로이터/연합뉴스]지난 10년간 '넥스트 스마트폰' 왕좌를 노렸던 VR기기, AI 기기, 스마트워치 등. [사진=챗 GPT 생성 이미지]

다만 AI 전용 단말이 스마트폰의 경쟁자 혹은 대체재가 되기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한 인사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앱을 전부 다 통합해 연결을 해줘야 진정한 AI가 구현될 수 있다"며 "그 모든 앱을 오픈AI 생태계 안에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먼 얘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기대해본다면 작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단말 내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것인데, 이건 삼성이나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미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오픈AI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은 이미 사람들이 디지털 콘텐츠와 만나는 하나의 공간이 됐다"며 "2007년 처음 등장한 후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 등이 스마트폰을 대체하겠다고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AI 단말도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엔 어렵고 다만 공존할거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전용 단말기를 사면 무제한 엑세스권을 준다면 수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단말기 장사보단 지금의 비즈니스 방식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확장성을 위해 전용 단말을 생각해냈겠지만 제조 기술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포토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