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인공지능(AI) 실력 차이가 심각했어요. AI에 몰두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국내 엔지니어들에게는 갖춰지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임지훈 GS네오텍 AI 리서치 엔지니어(사진)는 지난달 19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선정한 ‘톱 AWS 앰배서더’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세계에서 단 9명이 톱 앰배서더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임 엔지니어가 유일하다.
톱 AWS 앰배서더는 기술 전문성, 리더십, 고객 가치 창출 기여도 등을 평가해 선정된다. 3000명 이상의 파트너 중 매년 10명 내외를 뽑는다.
AWS는 “생성형 AI 분야의 기술 전문성에 기반해 GS그룹 내외부의 프로젝트 다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아마존Q, 베드록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솔루션 개발과 엔터프라이즈 현대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자극을 준 건 일본인 엔지니어들이었다. 그는 “AWS 커뮤니티에서 활동해보니 일본인 엔지니어들은 기술력과 활동 실적 모두 뛰어났다”며 “한국과 일본이 자격증 수, 기술 적용 사례 등의 실적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을 보면서 무엇이 다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엔지니어들에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데 아끼지 않는 분위기”라며 “일본 엔지니어들은 AI를 단순히 돈 버는 도구가 아니라 집요하게 분석하고 연구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임 엔지니어는 기업에서 AWS 기반 대규모 시스템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로 ‘비즈니스 본질’을 꼽았다. 그는 “기술적인 것보다 사업적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 향상 등 실질적 효과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도입해서 효과를 보려면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어야 한다”며 “생성형 AI를 활용하니 앱 체류시간, 콘텐츠 소비량이 늘어난 사례를 직접 겪으며 배웠다”고 강조했다.
임 엔지니어는 디지털 콘텐츠 제공 업체인 게티이미지코리아에 자연어 기반 AI 검색 솔루션을 도입하며 콘텐츠 소비량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최근 ‘모델 디스틸레이션(증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임 엔지니어는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단계지만 큰 모델 지식을 작은 모델에 주입하는 형태가 뜰 것”이라며 “큰 모델은 운영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 지능을 소형 모델에 가르치면 시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