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NATO 정상회의는 32개 회원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수뇌부의 회의체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매년 우크라이나 및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을 초대해 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에서 “여러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번에는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원회 없이 정부가 출범하고 내각 구성이 안 된 상태에서 이란 전쟁까지 터져 대통령이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한 듯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NATO 정상회의 기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어렵다고 예측해 불참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의 불참 결정 배경에 전혀 수긍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3년 연속 참석해 한국이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핵심 일원이란 점을 각인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불참하면 한국의 새 정부는 NATO 회원국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발언으로 국내외에서 친중 의혹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없어 안 가겠다고 결정했다면 그것 역시 바람직한 건 아니다. NATO 정상회의 참석은 자유진영 연대가 큰 목적이지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본연의 목적은 아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이란 핵 문제 해결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데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국으로선 정상이 참석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게 옳았다. 더불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고 단단한 공조 체제를 구축했어야 했다. 방위산업이나 원전 수출 등을 생각해서라도 유럽 정상들과 가급적 많은 1 대 1 회담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