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월에만 해외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한국 브랜드 위조 상품이 225만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직접 피해액만 5000억원에 달하고 무형의 손해를 합한 금액은 추산이 쉽지 않을 만큼 엄청난 규모다. 알리바바, 징둥닷컴, 쇼피, 라자다, 아마존 등 세계 118개국, 1500여 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통되는 K브랜드 위조품을 조사한 결과다. 당장 K브랜드 신뢰 하락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직접 생산해 수출할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낙수효과 또한 사라졌다.
더 심각한 것은 적발된 K브랜드 짝퉁 제품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오프라인 매장과 중소 e커머스에서 유통되는 위조품은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K브랜드 위조품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아마존 등에까지 뻗쳐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지난 3월 위조품 판매 중단을 요청한 플랫폼별 비중을 보면 동남아 1위 e커머스인 쇼피 외에 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 이베이, 아마존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심지어 쿠팡, G마켓, 네이버 스토어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플랫폼에서도 버젓이 중국산 위조품이 역직구 형태로 유통되는 실정이다.
짝퉁 상품의 피해는 패션, 뷰티, 식품 등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정품 여부를 육안이나 가격만으로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어 판매한다. 바코드와 상품명 글자 크기까지 똑같은 경우도 흔하다.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 등 규모가 큰 기업이 자체적으로 짝퉁 상품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현지 정부와의 협력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규모 K브랜드는 이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만연한 K짝퉁은 해당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과 자영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에서 짝퉁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국내 생산과 수출, 판매가 가져올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되살리려면 재정을 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위기의 밑바닥에는 국내외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대세가 된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그런 측면에서 K브랜드 짝퉁 근절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