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각에 기업인 중용 환영…민노총 출신 고용부 장관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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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3 17:37 수정2025.06.23 17:37 지면A31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단행한 내각 인선은 여러모로 파격적이다. 하마평이 돌지 않던 깜짝 인사가 대거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특히 배경훈 LG AI연구원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창렬 LG 글로벌 전략개발원장(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 전현직 기업인이 중용됐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임명한 네이버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초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차관급)을 더하면 벌써 이 정부 들어 장·차관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사람이 네 명이다. 현장 사정에 밝은 기업인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실용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윤석열 정부의 인물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유임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전 정권의 장관이 유임된 첫 사례다. 생각이 달라도 업무 역량이 뛰어나면 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 탕평과 통합 인사의 사례로 꼽을 만하다. 송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두 차례 건의한 인물이다.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것이 양곡법 개정안의 골자다.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내정된 권오을 전 국회의원 역시 새누리당 출신으로 범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다만 고용노동부 장관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한국철도공사 기관사를 내정한 점은 우려스럽다. 주 4.5일 근무제 도입, 노란봉투법 등 기업이 부담스러워하는 노동 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 민노총 출신 장관이 입각하면 노동계의 입김이 한층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계 곳곳에서 노동 부문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푸념이 터져 나온다. 경제단체들은 내각 인선과 관련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이번 조각을 계기로 이재명 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는 모양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장관의 쓴소리도 경청하고 적극 수용하는 유연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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