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내년도 예산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안”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예산이라곤 하나 ‘악어 입’을 연상케 하는 우리 국가부채 그래프를 보면 재정건전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올해보다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5000개 구입, 피지컬 AI 육성, 인재 양성 및 핵심 인프라 구축 등 AI 집중 투자로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는 이해가 간다. AI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다면 어떤 투자도 아까울 리 없다. 다만 “정부 AI 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예산에도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이번 예산안의 또 다른 축인 사회안전망 확충 요구 역시 국가의 기본 책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적 의도가 깔린 듯한 선심성 예산 편성은 없어야 한다.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나 지방 보조금 예산(10조원)을 두 배 이상 늘린 건 내년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재정건전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내년 예산안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원으로 불어나고 국가채무비율은 51.6%로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의무지출 급증으로 2029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58%까지 치솟는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이 국가부채비율의 마지노선을 60%로 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이제 한 달간은 국회의 시간이다. 국회는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선심성 지출과 불요불급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 걸러내야 한다.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예산이야말로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 예산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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