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회색빛 미래가 온다, 원가를 지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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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인사이트] 회색빛 미래가 온다, 원가를 지배하라

아무리 봐도 회색빛이다. 전통적인 경제학 개념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환율 움직임에 더해 정치가 지배하는 생산성은 예측 가능성을 내다 버린 지 오래다. 불확실성과 초저성장, 노화 경제를 맞이하는 우리가 지금 챙겨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확실한 이익. 그중에서도 원가에 대한 지배력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자, 그럼 사모펀드들은 어떻게 원가율을 개선할까? 꼼수를 나눠보자.

원가율 개선을 위한 응급처방(Do’s)

‘사람=고비용’의 시대다

이제 우리나라는 산업을 막론하고 사람을 줄이는 것이 생산성 개선의 핵심이 됐다.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도 한몫했지만, 우리의 귀여운 자동화 로봇은 야근도 마다치 않고 파업도 하지 않으며 고장 나도 대표가 감옥에 가지 않는다. 제조업이건 서비스업이건 자동화는 유지 가능(sustainable)한 비용 개선의 첫 번째 단추여야만 한다. 단언컨대 예외는 없다!

장기 원화 절하가 부르는 ‘수출의 마법’

한국의 구조적 저성장이 고착화된 지난 수년간 미국보다 낮은 금리는 환율의 지속적인 약화를 불러일으켰다. 만약 ‘1달러=1200원’이 요단강을 건넜다면 ‘국내 생산원가+수출 매출’은 원가율을 개선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어야 한다. 국가 간 결제와 디지털 마케팅, 수출입 물류 시스템의 선진화, 그리고 장르를 불문하고 불어오는 한류 덕분에 K제품의 수출은 건국 이후 가장 쉬워졌다. 바야흐로 수출이야말로 실질 판가 인상을 통한 매출 총이익 개선의 지름길인 것이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극단적 외주화=생산성 최적화’의 공식

설비투자(CAPEX) 비용을 때려 박는 시대는 저문 지 오래다. 단순히 땅값, 설비값이 오르기 때문이 아니다. 인허가 장벽은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고, 통상임금의 지속적인 증가와 고용 유연성 부족은 3~4교대도 더 이상 불가능한 옵션으로 만들었다.

이럴 때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자동화와 다양한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산성 보틀넥’ 제거다. 생산 공정 단위별로 극단적인 최대 생산 효율을 찾아내고, 라인 내 재고를 일 단위로 줄이며, 자동화하기 힘든 검수·포장·배송·재활용·폐기물 처리는 반드시 외주화한다. 10~15년 내로 당신의 국내 사업은 모두 연구개발(R&D)센터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이익 개선을 위해 빠지면 안 되는 함정들(Don’ts)

환율로 돈 벌 생각을 말아라

일단 환차익은 영업외 이익이기 때문에 근원적 경쟁력과는 상관없다는 걸 명심하라. 환율 짤짤이는 개인들이 비과세로 용돈벌이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 내 20년 커리어를 걸고, 환율 상품으로 재미 보다가 패가망신할 위기에 닿지 않는 사업을 본 적이 없다.

중국과 쓸데없이 경쟁마라

여러분이 사랑하는 우주 최강 제조업 회사 애플도 생산비를 아낀답시고 이제 중국에서 공장을 빼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하물며 당신의 알량한 제조업, 기초 서비스업은 중국이랑 가격 경쟁을 할 생각을 말라. 이제 중국은 저렴한 부품, 모듈, 생산설비, 외주생산의 파트너여야 한다.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불행하게도 끝물이다.

금융 서비스를 우습게 보지 마라

알량한 제조업 마진 7%를 지키겠다고 아등바등하느니 차라리 당신의 제품이나 상품에 금융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지 반드시 고려하라. 자동차만 해도 생산을 통한 이익보다 리스, 렌털, 할부를 통한 이익이 월등히 앞선다. 반대로 알량한 5%짜리 성장률을 만들겠다고 운전자본 조달에 중·고금리를 쓴다면 당장 고쳐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초과하는 운전자본 조달은 중기적으로도 절대 유지할 수 없다. 매출 채권을 팔아먹든, 영구채를 찍든, 정 안되면 소수 지분을 팔아서라도 유지 가능한 조달 금리, 그리고 부채 구조를 유지하라. 살아야 돈을 번다. 죽으면 말짱 꽝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 일본처럼 거버넌스를 바꾸는 것만으로 쉽게 기업 가치가 올라갈 만큼 산업 내 경쟁이 만만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변동성도 크다. 회색빛 미래의 한 줄기 생명줄이 될 이익을 먼저 챙기자. 살아남자. 그게 바로 승자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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