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주식 및 경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소셜 미디어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투자 정보 전달을 넘어 고객과의 신뢰 형성을 목적으로, 각 사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설 더콘텐츠연구소의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모니터링한 주요 증권사의 유튜브 콘텐츠 운영 현황에 따르면, 각 사는 고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소통 전략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친근함을 조화롭게 전달하고 있다.
KB증권은 정보 중심 콘텐츠 전략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 콘텐츠인 '슬기로운 연금의 생활'은 연금 상품의 필요성과 운용 방법을 다루며, 6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히 시니어층은 물론 청년층의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흐름과 맞물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콘텐츠는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한 콘셉트로 접근성을 높였지만, 전개 방식이 비교적 단조로운 1대1 토크 구성으로 이뤄져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리서치 방송, 글로벌 경제 이슈 등 다양한 정보성 콘텐츠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금융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타사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MZ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 콘텐츠 '테니스에 진심인 편'은 하나증권 아나운서가 테니스를 배우는 과정을 그린 스포츠 성장 예능으로, 스포츠와 투자라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1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젊은 층에게 하나증권 브랜드를 더욱 친숙하게 인식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까는 생각' 시리즈는 숏폼 뉴스 콘텐츠로,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에 경제 및 사회 이슈를 담고 있다. 직관적인 모션그래픽과 자막 구성, 유머러스한 썸네일을 활용하여 현대인의 빠른 소비 패턴에 적합한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투자 정보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 일상까지 포괄하는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는 하나증권만의 소통 전략이 돋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타 증권사에 비해 비교적 정통적인 금융 콘텐츠 중심의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상희의 미국주식 쩐쟁'은 리서치 센터 팀장이 직접 미국 주식 시장을 분석해주는 콘텐츠로, 약 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점은 긍정적이나, 콘텐츠의 형식과 구성면에서 다소 경직되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콘텐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향후에는 타깃층 확장을 위한 보다 유연한 콘텐츠 기획이 요구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정보형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수요시장'은 산업계 이슈를 다루는 시리즈로, 최근 니콜라 수소트럭 관련 영상은 무려 81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투자자와 일반 대중 모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콘텐츠는 김바비 작가의 내레이션과 간결한 구성, 시각적 요소를 통해 복잡한 이슈를 쉽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콘텐츠인 '재무제표 살펴보는 자: 재보자'는 회계사와 함께 기업의 재무구조, 산업현황을 분석하며 시청자의 경제 이해력을 높이고 있다. 이 콘텐츠는 시각화 자료와 함께 핵심 정보만을 선별해 설명함으로써 41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댓글창에는 많은 소비자들의 공감과 피드백이 쌓이면서 쌍방향 소통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들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를 핵심 소통 채널로 삼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과거 '딱딱하고 어렵다'는 증권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제작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증권업계는 콘텐츠의 기획력과 플랫폼 활용도를 더욱 강화해, 단순한 금융 정보 제공자를 넘어 일상과 삶에 스며드는 '투자 동반자'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