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 나비' 비디디, 첫 월즈 우승 달성할까 [LoL 월즈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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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1.07 07:00 수정2025.11.07 07:00

지난 1일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승리한 후 '비디디' 곽보성이 '피터' 정윤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1일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승리한 후 '비디디' 곽보성이 '피터' 정윤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 라이엇게임즈 제공

“그래 그리 쉽지는 않겠지. (중략) 그래도 날아오를 거야. 작은 날갯짓에 꿈을 담아”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이자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디지몬 어드벤처의 오프닝 곡인 ‘버터 플라이’ 가사의 한 구절이다. 요즘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해당 곡은 ‘비디디 헌정곡’으로 불린다. 국내 LoL 프로 리그인 LCK에서 활동하는 베테랑 선수인 ‘비디디’ 곽보성과 그의 소속팀인 kt 롤스터가 최근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결승에 오른 것이 계기다. 우여곡절 끝에 인생의 꿈에 다가선 그의 여정이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KT는 오는 9일 T1과 월즈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LCK 3번 시드로 월즈에 진출한 KT가 결승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KT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위스 스테이지를 3승 0패로 가장 먼저 통과해 8강에 올랐다. 이어 8강에선 다크호스로 꼽히던 CFO(CTBC 플라잉 오이스터)를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제압했다. 4강에선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젠지 e스포츠마저 제압하며 창단 후 첫 월즈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KT의 올해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먼저 2025 정규 시즌 1라운드 3승 6패를 기록하며 7위로 시작했다. 탑 라이너와 서포터가 2군 선수와 교체되기도 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와중에 곽보성이 활약하며 팀의 중심을 지켰다. 이후 정규 시즌 2라운드를 공동 5위로 마감했다. 디플러스 기아와의 순위 결정전 끝에 상위권 5개 팀이 속한 레전드 그룹에 합류했다.

오는 9일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출전하는 KT 롤스터 선수단의 모습 / 라이엇게임즈 제공

오는 9일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출전하는 KT 롤스터 선수단의 모습 / 라이엇게임즈 제공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슬로건인 '언 유어 레거시'(자신의 유산을 쟁취하라)가 적힌 무대를 걸어가는 '비디디' 곽보성 / 라이엇게임즈 제공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슬로건인 '언 유어 레거시'(자신의 유산을 쟁취하라)가 적힌 무대를 걸어가는 '비디디' 곽보성 / 라이엇게임즈 제공

KT는 레전드 그룹에서 막바지에 T1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최종 4위로 LCK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때부터 KT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젠지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무대인 월즈에서 KT는 자신들의 가능성을 꽃피웠다. 그 과정에 중심이 된 건 곽보성이었다. 팀이 무너질 뻔한 순간들마다 그는 동료들을 일으켜 세웠다. 결국 월즈 진출에 성공하자 ‘커즈’ 문우찬과 ‘덕담’ 서대길 등 베테랑 선수들은 자신의 폼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퍼펙트’ 이승민, ‘피터’ 정윤수 등 신인 선수는 빠른 성장으로 그의 기다림에 보답했다.

곽보성은 1999년생으로 지난 2016년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2017년 LCK 서머와 2018년 LCK 스프링 우승을 차지했지만 국제 대회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지난 4강 젠지와의 대결을 앞두고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그는 “꿈은 언젠가는 이루어집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이를 증명했다. 이제 첫 월즈 우승이라는 꿈까지 단 한 걸음만 남았다. 결승전 맞상대는 T1 ‘페이커’ 이상혁이다. 이상혁은 곽보성이 평소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선수”라고 밝혀온 선망의 대상이다. 비디디는 자신의 우상을 꺾고 가장 열망하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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