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공개한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 흥행 여부를 놓고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갤럭시S25 엣지가 갤럭시S 플러스 모델을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선 슬림형 제품 선호가 비교적 높지 않다면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을 만큼 '기대작'이자 '문제작'으로 꼽힌다.
'초슬림 갤럭시' 기대작이긴 한데…가격·배터리 걸림돌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엣지를 앞세워 아이폰 사용 비중이 큰 1030세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는 갤럭시S25 엣지 공개 당시 "1030세대 선호도가 높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젊은층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업계에서도 슬림형 제품이 투박한 이미지에 갇혀있던 기존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을 보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게도 줄여 휴대성을 강화했다. 갤럭시S25 엣지 무게는 163g에 불과하다. 휴대성과 '셀카' 기능을 우선으로 보는 10~20대 사용자들에게 특히 장점이 될 수 있는 대목. 이지영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디자인팀 상무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가장 본질적 형태를 완성한 모델"이라며 "슬림한 디자인이 첫인상을 넘어 손에 쥐었을 때의 균형감과 촉각이 최상의 만족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걸림돌은 가격이다. 젊은층을 공략하기엔 가격대가 최고가 수준이다. 갤럭시S25 엣지 플러스 256GB 모델 가격은 갤럭시S25 플러스 512GB 모델 출시가와 같은 149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S25 엣지 512GB 모델은 '더블 스토리지' 혜택을 제공하는 사전 판매가 종료되면 163만9000원에 구입해야 하는데 갤럭시S25 울트라 256GB 모델 출시가(169만8400원)와 비슷하다.
배터리 용량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갤럭시S25 엣지 배터리는 3900mAh. 배터리 수명이 짧아 악명이 높았던 갤럭시Z플립4·5 모델(3700mAh)과 비교할 경우 불과 200mAh 차이다. 갤럭시Z플립6보다는 100mAh 더 낮다. 삼성전자도 배터리 용량에 관한 비판이 나올 것을 의식한듯 공개 당일 "소모 전력을 제어해 시간을 늘리고 부품 소비 전력을 최대한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망원카메라가 빠진 점도 아쉬운 대목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메인카메라는 갤럭시S 울트라 모델과 동급인 2억화소인 데다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갖춰 넓은 화각 촬영, 접사 촬영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망원카메라가 빠지면서 최대 줌 기능이 10배로 제한된다. 기존 갤럭시S25 시리즈가 최대 30~100배 확대를 지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성능엔 양보 없어…흥행 땐 갤럭시S 핵심 모델 '부상'
물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패밀리'로 자신있게 부를 수 있을 만큼 부족함이 없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맡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했다. 갤럭시S25 시리즈와 같다. 갤럭시 AI 기능도 기존 갤럭시S25 시리즈와 동일하게 제공한다.
젊은층에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되는 가격도 구독 서비스로 부담을 덜 수 있다.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으로 갤럭시S25 엣지 자급제 모델을 구입하면 월 구독료 5900원에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2개월과 24개월 중 선택 가능하다. 기기를 반납할 땐 최대 50% 잔존가도 보상한다.
갤럭시S25 엣지가 흥행에 성공하면 스마트폰 시장 내 '두께 전쟁'도 한층 더 가열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도 얇은 아이폰(아이폰17 에어)을 에고한 상황인데 이보다 먼저 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가 거둘 성적에 따라 슬림형에 대한 시장 수요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5 엣지는 삼성전자의 올 한 해 스마트폰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기대작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를 끌어올리려면 '신작 효과'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갤럭시S25 엣지가 흥행하면 갤럭시S 시리즈 제품군이 바뀔 수도 있다. 업계 일각에선 갤럭시S 시리즈 중 판매량이 가장 낮은 플러스 모델을 밀어내고 엣지가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갤럭시S25 엣지 판매량이 높을 경우 갤럭시S26 플러스를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선 10명 중 2명만 "슬림폰 선호"…평가 '제각각'
슬림형 모델이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가를 승부처가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애플 등 주요 업체들이 두께 경쟁을 예고한 것과는 달리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선 슬림형 제품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한 것.
정보기술(IT) 매체 안드로이드어쏘리티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응답자(1431명) 중 41.9%는 "(스마트폰이) 더 두껍더라도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고 기능이 더 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40.3%는 "현재 스마트폰 두께가 적당하다"는 응답을 내놨다. 배터리 용량 감소, 카메라 수 축소 등의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슬림폰을 원한다는 취지의 응답은 17.7%에 그쳤다.
응답자들 중엔 "스마트폰이 얇아도 케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두께는) 상관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조사는 안드로이드어쏘리티 독자들을 중심으로 별다른 설계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롭게 진행된 것으로 신뢰도가 비교적 떨어지지만 일부 사용자층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매체는 갤럭시S25 엣지 공개 당일 "삼성은 갤럭시S25 엣지 같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예상해야 하고 애플도 마찬가지"라며 "대부분의 스마트폰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갤럭시S25 엣지에선 그걸 찾지 못했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고, 슬림 디자인에만 집중한 것도 케이스를 씌우는 순간 의미가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초슬림 갤럭시의 첫 주자로 시선이 쏠리면서 평가도 제각각이다. 또 다른 IT 매체 샘모바일은 같은 날 "갤럭시S25 엣지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놀랍도록 고급스럽고 가볍고 슬림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 기기임은 분명하다"며 "이 제품을 진정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은 독특한 디자인과 콤팩트한 폼팩터"라고 호평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