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정부시스템 마비]전소된 90여개 시스템, 대구 PPP로 이전…복구까지 최소 2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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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배터리 교체 중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27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에 서비스 일시중단 안내문에 표시되어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배터리 교체 중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27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에 서비스 일시중단 안내문에 표시되어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소된 90여개 시스템을 대구센터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보다 신속한 시스템 복구를 위한 결정이지만, 복구까지 최소 2주가 걸릴 전망이다. 시스템 공백 기간 공공 내부 업무와 대민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하다.

행정안전부는 29일 오전 9시 윤호중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전소된 7-1 전산실 96개 시스템을 국정자원 대구센터 내 PPP 클라우드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PPP 클라우드는 국정자원이 제공하는 행정업무망과 물리보안 등 기본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자원풀을 구축, 행정·공공기관에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시스템을 PPP로 이전하는 이유는 보다 신속한 복구를 위해서다. 96개 시스템은 모두 정부 클라우드 시스템인 'G-클라우드'에서 운영됐다. 전소된 대전 본원에 서버, 스토리지 등 물리적 자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대구센터 PPP 공간의 민간 클라우드 인프라를 즉시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PPP 사업을 운영 중인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와 해당 시스템을 PPP 공간에서 재가동·운영하는 것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스템이 PPP로 이전돼 재가동되는 데에는 최소 2주가 걸릴 전망이다.

우선 시스템별 데이터 백업 여부와 손실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 시스템 총 647개 중 시스템 백업(재해복구·DR) 체계를 갖춘 곳은 25개에 불과해 DR 체계가 없는 시스템의 경우 일부 데이터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 서비스 중요도가 큰(이용자 수, 장애발생시 파급효과 등) 1·2등급 시스템은 하루 한 번, 나머지 시스템은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씩 충남 공주센터에 백업하는 등 차이가 있다.

이후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앱) 아키텍처 등 시스템별 복구 절차를 마련한 뒤 저장된 데이터를 PPP 공간으로 연결·배치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29일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PPP로 시스템을 이전하기 위한 장비 설치·연결 등 전체 작업을 고려해 시스템 복구까지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는 29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9.29 mon@yna.co.kr(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는 29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9.29 mon@yna.co.kr

복구까지 2주가 예상되는 만큼 민원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96개 시스템에는 국민 피해와 직결되는 1·2등급 시스템 70개 이상이 포함돼 있다.

대민 서비스 중에는 문서24, 국민신문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 등이 중단됐다.

문서24 서비스는 관공서 방문이나 우편발송 없이 행정·공공기관에 전자문서를 제출하고 처리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번 국정자원 화재로 서비스 중단되면서 공공기관은 우편·팩스 또는 직접방문 등의 방법으로 대신할 것을 안내했다.

국민신문고 서비스도 장애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이의신청 대신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응급환자 발생 시 병원 응급실에 경광등이 켜지는 '119구급스마트시스템'도 마비돼 구급대원이 병원에 직접 전화로 이송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공 내부 업무 서비스 중에는 클라우드 온나라, 정부원격근무서비스 등이 복구되지 않아 공문 수발신, 원격 근무 등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클라우드 온나라는 정부 업무관리시스템 '온나라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해 범정부 협업체계를 강화한 시스템이다. 주요 서비스인 메일 수·발신(온톡), 영상회의(온나라 영상회의) 등이 차단돼 공무원들이 외부 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도 먹통으로, 공무원들이 집이나 출장지에서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시스템 551개는 순차 복구되고 있다. 국민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 △정부24 △우편 서비스(미국행 EMS, 우체국쇼핑, 기관연계 전자우편 등 제외) △나라장터(대금지급 업무부터 순차 가동) △모바일 신분증 △우체국 금융 서비스 등이 복구됐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복구 완료된 시스템은 전체 647개 중 62개로, 정부는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순차적인 장애 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중단된 문서24 및 전자문서함 서비스 이용 안내문. 이번 화재로 업무시스템 647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직접 피해를 입은 96개 시스템의 복구가 지연돼 민원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캡처=문서24 홈페이지]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중단된 문서24 및 전자문서함 서비스 이용 안내문. 이번 화재로 업무시스템 647개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직접 피해를 입은 96개 시스템의 복구가 지연돼 민원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캡처=문서24 홈페이지]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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