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성지' → 침체의 늪, 활력 잃어…'영광 되찾자' 눈물겨운 노력
'마라톤이 바꿀 강촌 풍경' 기대감…교통·안전 자발적 참여로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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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기자 = 1980∼90년대 '젊은이들의 해방구', 'MT의 성지'로 잘 알려진 강원 춘천 강촌이 마라톤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침체한 옛 MT 명소 강촌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은 개천절(10월 3일) 강촌에서 열리는 '춘천연합마라톤'이다.
이 대회는 한때 대학생 MT의 성지였지만 지금은 침체의 늪에 빠진 강촌을 되살리기 위한 '강촌 살리기 운동'의 하나로 올해 처음 마련됐다.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마라톤 이벤트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침체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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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의 대명사 강촌' 활력 잃고 쇠락의 길…위축된 상권 장기간 침체
'MT 성지' 강촌은 춘천 가는 기차, 경춘선 열차 덕에 낭만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10년 말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강촌 방문객은 급감했다.
경춘선 전철은 도시를 수도권과 가깝게 만들었지만, 기차 낭만이 덜하고 강변을 끼고 있던 강촌역사의 이전 영향이 컸다.
이에 더해 대학생들의 MT 문화까지 바뀌면서 음식점, 펜션 등 마을 상경기는 위축될 대로 위축돼 활력을 잃었다.
'춘천 관광 1번지' 강촌의 명성은 그렇게 흔들렸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80년 40만명에 달했던 옛 강촌역을 통한 관광객은 2020년 10분의 1로 급감했다.
명소인 구곡폭포를 찾는 관광객 역시 2000년 38만명에서 20여년 사이 60% 이상 줄었다.
강촌을 대표하는 옛 강촌역사와 피암터널은 강촌의 쇠락을 대변하듯이 한동안 방치돼 긴 어둠 속에 갇혔다.
그나마 최근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젊은 층의 포토스팟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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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의 신호탄' 옛 영광 되찾는 강촌 발전의 마중물 기대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춘천시와 주민들의 노력은 그간 눈물겨웠다. 그만큼 절박했다.
최근에는 강촌 피암터널 일대가 국가철도공단의 철도 유휴부지 활용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옛 경춘선 강촌역부터 현 백양리역까지의 피암터널이 주민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피암터널 내부에 아트 공간과 포토존을 마련하고 봄내길 7코스에는 쉼터 등을 만든다.
또 현 춘천역의 트래블아일랜드(여행자 쉼터)를 옛 강촌역에도 조성해 관광 네트워크를 확충한다.
시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시설계에 들어가며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시는 이번 선정뿐 아니라 '젊음의 성지' 강촌리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강촌리 일대에 3천494㎡ 규모의 다목적 야외광장을 조성하는 '상상마당 사업'을 추진하고 남이섬과 춘천을 잇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방하리 관광지 개발사업'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개천절에 맞춰 '하늘을 달리다'는 주제로 열리는 춘천연합마라톤은 강촌 부활의 신호탄이자, 강촌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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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이외 지역 참가자 62.4%·수도권 43.3%…'주민 기대감' 자발적 참여로 이어져
첫 대회답지 않게 폭발적인 마라톤 참가 열기만큼이나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뜨겁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 가입자는 1만명에 육박했고, 춘천지역 이외의 참가자는 약 62.4%에 달한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참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3.3%나 된다.
그만큼 외부 수요를 강촌으로 당겨오는 효과는 숙박·식음료·관광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된다.
강촌 부활에 대한 기대감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표출되고 있다.
대회 당일 주민 90여명은 환영 안내판을 들고 마라톤 참가자를 맞이하는 등 거리응원단을 자처하고 나섰다.
춘천시 자율방범대원 40여명은 주차 관리와 교통안전을 담당한다. 창촌중·남산초 서천분교 운동장 등을 임시 주차장으로 참가자들에게 개방한다.
교통·안전 협력부터 환영 퍼포먼스까지 지속 가능한 주민 참여형 상생 모델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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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올해로 창립 103주년을 맞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대회 참가자의 참가비 일부를 소외계층 청소년 지원을 위해 기부를 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160여명의 참가자 외에도 30여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는 등 상생·나눔의 장을 마련한다.
'2025 춘천연합마라톤'은 연합뉴스와 춘천시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ICT 기업 더픽트와 사단법인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관한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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