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음병찬 디스펙터 대표 “실용적 로봇 플랫폼으로 산업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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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병찬 디스펙터 대표음병찬 디스펙터 대표

“인공지능(AI)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거대한 배가 항구를 떠나는 것 같다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배에 올라타지 않으면 영영 기회를 잃을 것 같았습니다.”

음병찬 디스펙터 대표는 AI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음 대표는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와 글로벌 컨설턴트, 카카오의 AI 전략 담당자, 캐나다 AI 스타트업 엘리먼트AI의 동북아시아 사업 총괄, 벤처캐피털(VC) 파트너 등으로 경험을 두루 쌓아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힘”을 지닌다고 확신하게 됐다.

지난 8월 음 대표가 공식 합류한 디스펙터는 '로봇축구의 창시자'로 알려진 김종환 KAIST 석좌교수가 설립한 로봇 워크플로 플랫폼 기업이다. 산업현장 맞춤형 로봇 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음 대표가 합류하면서, SW 플랫폼과 비즈니스 확장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음 대표가 주목하는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그는 현재의 로봇 기술을 “F1 머신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화려한 데모는 많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안정적이고 오래 쓸 수 있는 실용적 플랫폼”이라며 “결국 중요한 건 로봇이 실제 환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사람과 협업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라고 밝혔다.

음 대표가 구상하는 디스펙터의 미래는 '로봇계의 유아이패스'다. 특히, 그는 사족보행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장성 있는 플랫폼이라고 봤다. 디스펙터의 주력 제품은 사족보행 로봇 기반 솔루션이며, 산업시설 점검과 보안 감시·건설 현장 관리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르면,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음 대표는 “단순한 사족보행 로봇 기반 관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자율적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워크플로우 안에서 사람과 협업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은 다양한 로봇에 디스펙터가 개발한 모듈을 부착해 자율 미션을 실행할 수 있고, 여러 솔루션을 통해 로봇과 사람의 협업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디스펙터는 사족보행 로봇 등 현실적 수요부터 집중해 빠르게 상용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음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서는 과장된 기대보다는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휴머노이드는 매력적이지만 당장 상업적으로 쓸 만한 영역은 많지 않다”며 “지금은 사족보행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다”고 말했다.

음 대표는 로봇 기술의 지향점이 단순히 인간을 대체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그리고 사람과 다르게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자산이 돼야 한다”며 “디스펙터는 이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고, 그것이 산업용 로봇 SW의 미래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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