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값에 GPU 빌려줘"…네오클라우드 기업 뜬다

5 hours ago 1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 흐름을 바꿀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들이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비해 가격이 낮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3분의 1값에 GPU 빌려줘"…네오클라우드 기업 뜬다

◇클라우드계의 테슬라

25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네오클라우드는 AI 학습이 필요한 기업 등에 GPU를 전문으로 공급하는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말한다. 코어위브, 네비우스, 크루소, 람다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제공했다면 네오클라우드는 GPU 연산 능력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MS, AWS 등이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 네오클라우드는 테슬라 같은 전기차 제조사인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GPU를 확보하기 시작했으나 2023년 챗GPT 등장 이후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만들기 위해 GPU 수요가 급증하자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했다.

네오클라우드의 강점은 하이퍼스케일러 대비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시장조사업체 업타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북미 기준 엔비디아 H100 한 대를 빌리는 비용은 네오클라우드 3사(코어위브·네비우스·람다)가 평균 34달러로 하이퍼스케일러 3사(AWS·MS·구글)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는 네오클라우드가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최적화’를 꼽는다. CPU를 중심으로 저장장치·네트워크 등을 구성한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GPU 비중을 높이고, 불필요한 장치는 과감하게 다운그레이드하거나 제거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빅테크는 AI 비중이 높지 않은 고객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GPU 중심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면서도 “네오클라우드가 하이퍼스케일러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기보다는 보완 관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S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코어위브의 데이터센터를 쓰기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고객 수요에 맞춘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것도 네오클라우드의 특징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완성된 데이터센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면, 네오클라우드는 대학이나 스타트업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8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다양한 GPU 데이터센터를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전폭 지원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 역시 네오클라우드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코어위브에 처음 투자한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코어위브 상장에 앞서 지분 2억5000만달러(약 3420억원)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하이퍼스케일러와 경쟁할 수 있도록 네오클라우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금도 네오클라우드에 몰리고 있다. 코어위브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102.74달러로 상장 시점보다 156% 올랐다. 오픈AI 역시 3월 코어위브와 5년간 119억달러(약 16조3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크루소는 21일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건물을 2개에서 8개로 확장하기 위해 116억달러(약 15조9000억원)를 추가 조달했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