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틀 동안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청년정책, 청소년 사회간접망서비스(SNS) 문제, 교사 정치기본권, 자살 예방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후보자 견해를 물었다. 그 중 “AI 대전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인재를 길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네이버 대표 당시 채용 경험을 떠올리며 “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을 하는 지원자가 많았다. 같은 답을 하는 사람은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업 현장에서 인재를 직접 뽑고 길러본 당사자다운 한마디였다.
우리는 어떻게 같은 답을 반복하지 않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까. AI 대전환을 말하면서 인재 양성을 단기적 산업 인력 공급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면 곤란할 것이다. 필요한 사람을 빨리 현장에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우긴 어렵다.
인재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초·중등 교육에서 호기심과 기초 역량을 토대로 질문하는 능력을 쌓고, 대학에서 전문성과 깊이 탐구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고등교육 현실은 녹록지 않다. AI 교육은 정부 사업 공모에 맞춰 단기적으로 설계되는 사례가 많다. 무엇보다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산업계와 비교하면 보수와 연구 환경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 복잡한 수학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핵심 프로세서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핵심 인프라도 개별 대학이 따로 마련하는 방식이어서 비용 부담이 크고, 활용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 시대의 고등교육 혁신은 단순히 AI 관련 학과와 정원을 늘리는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문 교원이 안정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학생이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마음껏 실험하고 실패와 개선을 반복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춰야 한다. 나아가 AI를 기술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이 사람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과 계층에 따라 AI를 배우고 쓸 수 있는 기회가 달라지지 않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일 역시 중요하다.
국회에 들어와 AI 인재 양성 문제를 바라볼 때마다 장기적 비전 아래 고등교육, 연구개발, 산업정책, 예산 등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부처 간 칸막이를 넘는 조정도 필요하고 국회가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풀 수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AI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잘 챙겨보겠다고 답한 한 총리는 취임 후 첫 대통령 주례 보고에서 AI 대전환을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청문회장에서 확인한 문제의식이 국정철학과 실제 교육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AI 시대의 경쟁력도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그 사람을 길러내는 가장 중요한 토대는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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