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171조원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라는 놀라운 경영성과를 어제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5조~17조원으로 추산되는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한 수치로, 이것을 합산하면 실질 이익 규모가 100조원을 웃돈다.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133조8734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곧바로 2분기에 영업이익 100조원의 문을 열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메모리 초과 수요가 지속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올라탄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이익 규모는 580억달러로 엔비디아(535억달러)와 구글(397억달러), 애플(359억달러) 등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을 앞선다. 이전에는 넘보기 힘들던 빅테크 이익을 단숨에 넘어섰다는 점에서 ‘경이로운 실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52.2%지만 반도체 부문만 보면 이익률이 80% 안팎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급증한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못 쫓아가는 지금의 시장 흐름 덕분에 전례 없는 고수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는 지금 안주해서는 안 되고, 안주할 수도 없는 경쟁 환경에 처해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HBM 개발 경쟁에서 밀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메모리 분야만 해도 SK하이닉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고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늘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장의 고삐를 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업황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메모리 질주에 가려있지만 모바일과 TV·생활가전의 상대적 부진은 풀어야 할 숙제다.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경쟁력 확보도 시급하다. 1분기 시장점유율은 대만 TSMC가 72.3%로 삼성전자(6.5%)와 비교가 안 될 만큼 앞서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지금은 축포를 터뜨릴 때가 아니라 초격차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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