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집값 폭등에 대한 미국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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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집값 폭등에 대한 미국의 자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미국의 여야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작년 10월 미 의회가 건강보험법 보조금 연장을 둘러싸고 대립하다 사상 최장인 43일 동안 연방정부가 폐쇄된 게 대표적 사례다.

이런 미 정치권이 최근 초당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로 ‘21세기 주택 건설을 위한 로드맵 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이다. 상원은 지난달 22일 찬성 85표 대 반대 5표, 하원은 다음 날 찬성 358표 대 반대 32표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가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은 집값과 주거비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여야, 주택 공급에 손잡다

2020년 이후 미국의 주택 가격(중간값 기준)은 54% 상승했고,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액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미 정치권은 근본 원인을 주택을 충분히 짓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지난 4월 대통령 경제보고서에서는 주택 부족 현상이 1000만 가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선택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공급 확대다.

법의 골자는 네 가지다. 첫째, 규제를 완화해 건설 속도를 높인다. 규제로 인해 건설이 지연되면서 건설비가 25~40% 높아진다는 연구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의 환경영향평가(NEPA) 면제 대상을 넓히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둘째, 지방정부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준다. 연 2억달러 규모 기금을 조성해 허가 간소화, 용도 규제 개혁 등으로 주택 공급을 늘린 지방정부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셋째, 건설비를 낮추는 각종 제도를 도입한다. 안전성 검토가 끝난 표준 설계 도면 등을 제공해 중소형 주택 설계 및 인허가 기간을 줄인다. 저가 대량 생산이 가능한 조립식 주택 확대를 막아온 법적 기준도 손질한다.

넷째,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과 보조금을 통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인다. 상업용 건물의 주거용 전환을 돕는 보조금을 도입하고 지역은행의 주택 금융 한도를 높인다. 정리하면 규제를 줄이고, 인센티브를 줘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의 판이한 접근법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 ID 법’(SAVE America Act)과 연계해 법안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주택법을 밀어붙이던 이가 뉴욕 맨해튼에서 주택 사업으로 성공한 트럼프 본인이다. 압도적으로 의회를 통과한 만큼 이달 내 발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집값이 뛰고 저렴한 중소형 주택이 모자란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의 접근법은 판이하다. 공급보다 수요 억제에 집중한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대출을 조였고 10·15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삼았다. 최근 동탄·기흥·구리까지 규제지역에 넣고 대출, 세금, 거래를 한꺼번에 조였다. 그런데도 집값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달 말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부동산 상황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하지만 왜 미국이 집값 상승을 투기보다 공급 부족의 결과로 보고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식으로 접근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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