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 막는 중간랠리 규정 삭제…배구연맹도 국제룰 따를 듯
배구연맹, VNL·컵대회 상황 지켜본 후 '폐지' 여부 결정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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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포히트 중간 랠리 비디오 단독이 10월 18일 개막하는 2025-2026시즌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국제배구연맹(FIVB)이 최근 중간 랠리 판독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올해 국제대회에 적용하지 않기로 관련 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배구연맹도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FIVB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중간 랠리 판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판독에 따른 문제가 많은 데다 경기의 흐름을 방해해 '롱 랠리'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도 배구 보는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배구연맹은 지난해 컵대회 테스트를 거쳐 2024-2025시즌 정규리그 때 포히트 중간 랠리 판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 후 적용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랠리 중에 심판이 판정하지 않은 반칙에 대해 팀은 즉시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랠리 중 발생한 반칙을 발견한 감독이 순간적으로 버저를 눌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2월 25일 여자부 GS칼텍스-현대건설 경기 때 중간 랠리 판독에 문제가 제기됐다.
GS칼텍스가 16-15로 앞선 3세트 중반 상대팀 현대건설의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동점이 됐고,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포히트를 했다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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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심판진은 포히트는 한 개의 랠리가 계속 이어지는 과정, 즉 '미드(Mid) 랠리'에서만 판독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근거로 이미 볼 데드가 된 상황이라며 판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영택 감독이 "정지윤이 공격을 하기 전까지는 아직 포히트가 아닌데, 반칙이 안 나온 경기를 미리 끊을 수가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하면서 경기가 15분 가까이 지연됐다.
배구연맹은 이와 관련해 시즌 중 규정을 바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논란 등 혼란을 우려해 중간 랠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는 대신 시즌이 끝난 후 개선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 FIVB가 해당 규정을 삭제함에 따라 연맹도 국제적인 흐름에 발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최재효 연맹 심판위원장은 "FIVB가 중간 랠리 판독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는 걸 확인했다"면서 "국제 룰을 따라가는 게 맞지 않은가 생각하지만, VNL 경기 상황과 컵대회를 진행하면서 자체 논의를 거쳐 폐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0일 07시3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