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1초, 물방울 다섯 방울, 이산화탄소 0.03g.' 구글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니나이의 쿼리당 전력·물·탄소 배출량을 공식 공개했다. 그로벌 빅테크 기업이 프롬프트 단위의 환경 소비량을 투명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제미나이 앱의 중앙값 기준 텍스트 쿼리 1건은 약 0.24와트시(Wh)의 전력을 소모한다. 전자레인지를 약 1초간 가동하는 수준이다. 쿼리 한 건당 물 사용량은 약 0.26밀리리터(물방울 다섯 방울), 탄소 배출량은 0.03g으로 추산됐다.
구글은 단순히 AI 칩 전력만 집계한 것이 아니라 CPU·RAM, 유휴 장비 소비 전력, 데이터센터 냉각 및 운영 오버헤드(PUE)까지 포함해 실제 운영 환경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1년간 프롬프트당 전력 소비량을 33배, 탄소 배출량을 44배 줄였다며 효율 개선 성과도 함께 공개했다. 올해 초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AI와 에너지 문제를 집중 조명했을 때 주요 AI 기업들은 프롬프트당 전력 소모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가 실제 환경 비용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글이 밝힌 물 사용량에는 발전소 냉각 등 간접 물 소비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또 시장 기반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산출했다. 실제 운영 전력망 평균값이 아니라, 구글이 2010년 이후 체결해 온 태양광·풍력·지열·첨단 원자력 등 22GW 규모의 청정에너지 구매 계약을 반영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발표가 AI 환경 영향을 둘러싼 투명성 논의의 첫걸음이라는 점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실제 글로벌 규모로 확장됐을 때 누적 영향은 훨씬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하루에 처리하는 전체 쿼리량과 에너지 소모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