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네이버·카카오·KT라는 '대형 파트너'의 손을 잡고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수주에 뛰어들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입찰 참여는 앞선 5월과 6월 1·2차 공모가 모두 유찰됐던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 조건을 전면 조정하며 '민간 주도형 구조'로 사업을 개편하며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진행됐던 2차례 공모 이후 참여 기업의 투자 대비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기업들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SDS가 3차 공모 참여에 도전한 결정적 이유는 사업 지분 구조의 변화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협의를 거쳐 지난달 당초 공모 조건인 공공 51%·민간 49% 지분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지분 구조를 공공 30% 미만·민간 70% 초과로 조정한 것이다. 공공 지분이 30% 미만으로 축소되면서 사실상 사업 운영의 주체가 사실상 민간으로 넘어가게 됐다. 실제 해당 조건 발표 이후 지난달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자사 서밋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가AI컴퓨팅사업 조건이 완화되어 입찰 의향이 크다"라고 입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과거 민간 부담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매수청구권 조항도 삭제됐다. 세액공제율도 기존 1~10%에서 최대 25%까지 확대한 것도 삼성SDS의 관심을 샀다. 국산 AI 반도체(NPU)의 의무 도입 조항도 폐지되며 참여 기업이 해외 제품을 포함해 자유롭게 GPU와 AI 칩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성능과 가격 효율성을 기준으로 최적의 인프라 구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기업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초대형 컨소시엄은 삼성SDS가 각 참여사에 직접 참여를 요청하며 이뤄졌다. 정부가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복수 클라우드 기업이나 통신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삼성SDS가 주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컨소시엄은 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와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최대 연합체라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SDS 컨소시엄은 전남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를 부지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의 총 사업비는 2조5000억원 규모다. 2028년까지 GPU 1만5000장, 2030년까지 5만장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구축된 센터는 산업계·학계·스타트업에 AI 학습 및 추론 자원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