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은 8~11세기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 전사와 해적, 상인을 일컫는 말이다. 바이킹이라는 단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이견이 많다. 고대 노르드어의 바다 위 거리 단위인 ‘비카(vika)’에서 왔다는 설이 주목된다. 지친 노꾼을 교대하는 이를 ‘비케(vike)’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설명도 있다. 바이킹이 몸을 숨기던 만(灣)을 뜻하는 ‘비크(vik)’에서 나왔다는 분석 또한 있다.
바이킹은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바이킹 일파인 바랴기족이 볼가강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해 세운 키예프공국에서 러시아 역사가 시작됐다. 바이킹은 라인강과 루아르강을 제집 드나들듯 오갔다. 노르망디공국을 세웠고 9세기에는 세 차례나 파리를 점령했다. 영국에는 바이킹 지배지역인 데인로(Danelaw)를 건설했다. 이베리아반도를 돌아서 시칠리아와 이탈리아를 습격하기도 했다. 11세기엔 그린란드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했다.
바이킹은 무서운 침략자였다. 중세인들은 “큰 번개와 불꽃이 하늘을 찢었다”며 바이킹의 등장에서 세상의 종말을 떠올렸다. 그들은 신속하게 약탈하고 재빨리 달아나는 ‘히트 앤드 런’ 전술을 구사했다. 들쑥날쑥한 노르웨이 해안선에서 날렵한 배를 몰며 항해술을 익힌 결과다. 귀중품이 많지만 방비가 허술한 종교 시설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영국 노리치(Norwich), 독일 브룬스비크(Brunswick) 같은 지명에는 바이킹 약탈을 막던 성채를 의미하는 게르만어 ‘비크(wik)’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이킹의 후예 노르웨이가 어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삼바 군단’ 브라질을 침몰시키고 8강에 진출했다.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이 두 골을 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수와 관중이 북소리에 맞춰 ‘루~’라는 구호를 외치며 노를 젓는 응원 문화는 이번 월드컵의 명물이 됐다.
오늘날 바이킹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침략자나 약탈자를 떠올릴 일은 없다. 대신 뿔 달린 투구와 용머리 배는 강력한 문화 상품이 됐다. 월드컵이 ‘친근한’ 바이킹의 이미지를 더 확산하는 기폭제가 되는 모습이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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