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보아가 결혼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조보아는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탄금' 인터뷰에서 "결혼 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라는 말에 "촬영은 싱글일 때, 싱글 조보아가 출연했고, 오픈은 유부녀가 돼 하게 됐다"며 "결혼을 하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아기 조보아가 출연하는 것처럼 보이고, 옛날 얘기 같다. 저에게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저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금'을 혼자도 봤고, 남편과도 같이 봤다"며 "애정 장면도 남편이 직업적인 부분이 있다보니 많이 이해해준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탄금'은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온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 분)과 그의 실제를 의심하는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 사이에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조보아가 연기하는 재이는 홍랑이 가짜라고 의심하면서도 점차 빠져드는 인물이다.
조보아는 지난해 10월 비연예인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결혼했다. 열애 소식 없이 곧바로 알려진 결혼 소식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보아는 "어릴 때부터 늘 결혼에 대한 로망도 있고, 일에 대한 열정도 있었다"며 "나름대로 최대한 열심히 미루고, 미룬 거였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탄금'이 제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거 같다"며 "촬영하면서 몸은 고됐지만 정말 재밌게, 즐겁게 찍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조보아와 일문일답.
▲ '탄금'이 공개됐다.
= 날씨 덕분인지, 비가 와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봐주신 거 같다. 주변에서 연락이 와서 실감이 나는 거 같다. 오래전에 촬영하고, 공개까지 1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촬영도 8개월 정도 진행됐고. 가슴 속에 오랫동안 담고 있었는데 선물과 같은 느낌이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 아무래도 엔딩이 비극적이다보니, 깊은 감정을 갖고 봐준 사람들이 많은 거 같더라. '슬펐다', '같이 울었다', '재욱이 멋있다'(웃음), '열심히 했다' 이런 연락을 받았다.
▲ 작품을 어떻게 봤을까.
=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땐 최선을 다했다 생각했는데, 결과를 보고 '이렇게도 해볼껄' 이런 아쉬움이 남는 거 같다. 그래도 워낙 감독님께서 작품을 풍부하게 연출해주시고, 다른 배우들도 시너지를 내면서 보는 사람으로서 더 재밌게 즐기면서 봤던 거 같다.
▲ 결혼 후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 촬영은 싱글일 때 했다. 싱글 조보아가 출연했고, 오픈은 유부녀가 돼 하게 됐다. 결혼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아기 조보아가 출연하는 것처럼 보이고, 옛날 얘기 같다.(웃음) 저에게 그 사이에 많은 얘기들이 저에게 있어서. 혼자도 봤고, 남편과는 같이 봤다. 깊은 감정신도 직업적인 부분이 있다보니 많이 이해해준다.
▲ 열애 소식 없이 바로 결혼 소식을 전해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 어릴 때부터 늘 결혼에 대한 로망도 있고, 일에 대한 열정도 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최대한 열심히 미루고, 미룬 거였다.(웃음) 일이랑 사적인 부분은 구분하려고 한다.
▲ 촬영하면서 힘든 부분도 많았을 거 같다.
= 시작부터 끝까지 감정적으로 깊게 끌고가는 극이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 감정을 공유하면서 다가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하고 현장에 임할 땐 집중했다. 재이가 수동적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각의 사건마다 강단있게 열심히 끌고 나갔다고 생각한다.
▲ 감정 뿐 아니라 몸 쓰는 장면도 많았다.
= 다행히나 다치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수중 촬영할 때와 말을 탈 때 생각이 아직도 많이 난다. 예전에 '마의'라는 사극을 준비하면서 제가 승마를 시작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말타는 장면이 나오진 않아도 그래도 감을 익히려고 중간중간에 갔고, 그러다 10년만에 말타는 장면이 나와서 열심히 노력한게 10년만에 나오는구나 싶어서 신나게 달렸다.
▲ '탄금'을 위해서 따로 배운 게 있을까.
= 따로 배운 건 없었다. 수중 촬영도 예전에 '인어공주' 공주 역할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웃음) 미리 가서 준비하긴 했지만 수중 촬영도 편하게 임했다. 승마도 기본기부터 다시 익혔지만, 이전에 배웠던 거고. 사실 액션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저도 넣어주세요'라고 했는데, 많이 없었다. 유일하게 애드리브로 들어간 게 재욱이에게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었다.
▲ 사극도 오랜만 아닌가.
=재밌었다. 힘들었지만, 또 도전하고 싶었다. 촬영지도 옛날로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속에서 한복도 입고, 그 캐릭터로 완전히 정착해서 임해야 해서 집중할 때도 좋았고, 재밌었다. 추워서 수면바지를 5겹씩 입고, 입김 때문에 얼음을 물고 대사하고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 작품 끝나고 회사에 '또 사극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푹 빠졌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만큼 또 채워나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길 바라본다.
▲ 원작도 봤을까.
= 읽어봤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그를 찾기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원작보다 부드럽게 생각했다. 각각의 새로운 인물들도 나오면서 그 관계에 맞춰 조금은 다른 재이가 나온 거 같다.
▲ 제작발표회에서 후배인 이재욱의 자세를 보고 '존경한다'고 했다.
= 열정도 엄청나고, 태도도 좋아서 촬영할 때 제가 많이 의지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저희 작품이 위험한 곳에서 촬영도 많이 하고, 환경적인 부분이 안전을 우선시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많이 도움을 줬다. 연기할 때에도 시너지가 있도록 배려해줬다. 먼저 다가와주고, 잘 해주더라. 제가 촬영장에서 '천사'라고 불렀다. 재욱이는 '누나'라고 했다.
▲ 해외에서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 한국의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드리기 위해 제주도까지 찾아나섰다. 그래서 해외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들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한복의 아름다움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시청자들이 '탄금'에 빠질 포인트는 뭘까.
= 스토리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중반부부터 스토리로 몰아보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물들 개개인의 서사나 감정선들이 세밀하게 그려져서 그 부분도 따라갔으면 한다.
▲ 실제로 동생이 있을까.
= 여동생이 있다. 그래서 재이라는 캐릭터에 더 매력을 느꼈다. 남녀에 대한 사랑이 아닌 동생에 대한 애정, 우애가 진했던 거 같다. 동생과도 우애가 깊다. 홍랑이라는 동생에 대한 애정 표현도 재이로서 해보고 싶다.
▲ 동생과의 로맨스로 보일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표현에 어려울 수 있었을 거 같다.
= 그래서 초반에는 '동생이 맞나', '동생을 찾고 싶다'만 생각했다. 이후엔 홍랑일지 아닐지 모르지만 그 사람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면서 감독님, 재욱 배우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 엄지원이 굉장히 무섭게 나온다.
= 존경하고 뵙고 싶던 선배였다. 어릴 때부터 같은 숍(미용실)을 다녔다. 그래서 인사를 드리곤 했다. 현장에선 신나게 강아지 얘기도 하고 깔깔깔깔 지냈는데, 세트 안에만 들어오면 눈빛이 바뀌었다. 그래서 제가 집중할 수 있고, 편하게 연기했다.
▲ 예능에서도 많은 활약 중이다. 최근에도 '텐트 밖은 유럽'에도 나오고.
= 계속 철없게 살고 싶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심플하게' 살아왔던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예능 프로그램은 저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가 팬들과 소통이 부족한 사람인 거 같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 싶다.
▲ 예능도 힘든 것만 하는 느낌이다.
= 지금 보니 그런 거 같다. 모험심도 있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좋아하니 저도 모르게 끌리는 거 같다. 스스로도 잘 꾸밀지 모르고, 패션이나 뷰티 이런 것도 다른 분들처럼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몸을 쓰면서 하는 것들을 선택하는 거 같다.
▲ '탄금'을 통해 이룬 도전이 있었나.
=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이길 바랐다.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나아가길 바란다. 통통 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이전에 많이 해왔는데, 보다 진지하고 성숙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 실제 성격은 어떤가?
= 전자에 가깝다.(웃음) 평소 성격이 그렇다보니 연기할 땐 정 반대에 끌리는 거 같다.
▲ 올해로 연기자로 데뷔한지 13년이다.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칭찬해주고 싶은 게 있을까.
= 팬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 예능들을 인형으로 만들어줬는데, 그게 19개더라. 그걸 보니 뿌듯했다. 13년이라는 시간을 초심을 잃지않고 달려왔구나 싶었다. 지칠 때도, 힘들 때도 있는데, 그걸 딛고 일어나려 했던 그런 모습이다.
▲ 그 중 가장 꼽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 인형엔 없지만 '탄금'의 재이 같다. 애정이 크고 많이 사랑했던 캐릭터였다. 작품을 하면서 지친 적이 없었다. 촬영하는 8개월 동안. 이동시간도 많고, 육체적으로 피로하기도 했지만 너무 재밌게 촬영했다. 현장에 도착해 환복을 하고 재이가 될 땐 감정적으로 제가 날아 다니는 느낌이었다. '재밌다', '더 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 이런 욕심을 더 심어준 캐릭터였다. 재이는 일관되고 당찬 모습도, 상처를 입었지만 일관되게 나아가는 모습도 매력이었다.
▲ 배우로서 지키는 원칙이 있나.
= 욕심내지 말자. 어릴 땐 욕심을 갖고 그걸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채찍질했던 거 같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내려놓고, 한발짝 물러나서 지켜볼 수 있게된 거 같다.
▲ 결혼 후 제안받는 캐릭터들이 바뀐다는 말들이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 걱정이 안된다고 할 순 없지만, 조금 내려놓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가 원했던 게 있으니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는 기대감을 가지려 한다. 반대로 결혼하면서 안정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
▲ 신혼여행도 미루고 촬영에 임했던 작품이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조보아 주연의 디즈니 플러스 '넉오프'는 김수현의 사생활 논란으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 너무너무 조심스럽다. 누군가에게 제 말이 상처가 될 수 있어서 아끼고 싶다. 다만 열심히 많은 사람들이 준비했고, 애정이 담겼다. 언젠가는 그 노력을 알아주시고, 좋은 결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 신혼여행은 그럼 언제 갈 예정인가.
= 아직 계획은 없다.
▲ 2세 계획은 있나.
=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화목한 가정을 보여주셨다. 엄마, 아빠처럼 살고 싶은 게 목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