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널리 알려진 대로 주식시장엔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지표나 분석기법, 용어 등이 많이 있다. 모두 현재 주가가 왜 이런 수준인지, 이 주가 수준이 적정한 것인지 아니면 낮은 것인지를 판별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해보기 위해 고안해낸 것들이다.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 이런 기법과 용어, 지표들을 열심히 공부하는 투자자가 늘고 전문가들의 강의 영상이나 서적도 인기를 끌지만, 이런 이론이 현실에 얼마나 부합하고 적중하는지는 각자 판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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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8.19 ondol@yna.co.kr
그런 지표 중 하나인 PBR은 주가순자산비율, 또는 주가장부가치비율이라고 한다. 영어로 Price to Book Ratio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든 약어다. 여기서 Price는 주가, Book은 기업의 회계장부를 뜻하므로, 현재 주가(분자)를 장부가치(분모)로 나눠 주가가 장부가치 대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가를 보여준다. PBR이 1배이면 해당 종목의 단위 주가가 1주당 장부가치와 같다는 뜻이다. PBR이 1배보다 낮으면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싸다는 뜻이고 2배면 주가가 자산의 2배 수준으로 평가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미국 뉴욕증시의 테크기업들은 PBR이 8∼10배 수준을 오가지만 국내 증시는 1배가 안 될 만큼 저평가된 경우가 많았다.
PBR과 달리 PER은 주가수익비율로 불린다. Price to Earning Ratio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현 주가(분자)를 주당순이익(분모)으로 나눠 주가가 순이익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본다. 상장기업이 내는 이익보다 주가가 몇 배 수준에 형성돼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PER이 높으면 수익보다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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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지난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답변에서 PBR 수치를 잘못 말했다가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그는 우리 증시의 코스피 PBR 수치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질의에 "10 정도 안 되느냐"고 답했다가 추후 "PER로 착각했다"고 사과했다. 현 코스피의 PBR은 1.0 배이고 PER은 10.0∼10.8배 수준이다.
아무리 경제를 총괄 책임지는 부총리라 해도 계속 바뀌는 수많은 경제지표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다닐 수는 없다. 그의 해명대로 비슷한 다른 지표와 혼동할 수도 있고 최신 수치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경제부총리가 PBR의 개념 자체를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다만 부총리가 잊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증시의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점과 그 저평가를 해소하고 시장 활성화를 이뤄낼 책무가 그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설명대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꿔야할 책무다. 투자자들의 원성도 결국 세법 개정안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달라는 목소리가 아니겠나.
hoon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8월25일 11시5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