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암니옴니는 앞니어금니, 같은 이 아니니 따져야

3 weeks ago 11

<암니옴니 따져가며 오랫동안 퇴고했다.>

글 쓰는 이들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퇴고입니다. 오탈자는 없는지, 단어 선택은 바른지, 문장 부호는 적절한지, 근거는 충분한지, 논지는 분명한지 두루두루 살핍니다. 암니옴니 따져가며 다듬은 글은 그렇지 않은 글보다 쉽게 읽힐 가능성이 큽니다. 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것을 두고 '암니옴니' 하니까요. 표준국어대사전 등 사전들에 따르면 암니옴니는 동사를 포함한 용언이나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부사로 쓰입니다. 물론 명사로 쓰일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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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니옴니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이름씨, 즉 명사로 이 낱말을 정의하는 사전의 설명에서 암니옴니가 이(齒)와 관련된 단어임을 알게 됩니다. 암니는 앞니가, 옴니는 어금니가 각각 변한 결과랍니다. 앞니든 어금니든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시시콜콜하게, 미주알고주알 따진다는 뜻이 생긴 배경입니다. 암니옴니는 그래서 옴니암니 해도 같습니다. 미주알고주알을 고주알미주알 해도 괜찮듯이요. 예전에, 문화방송에 '암니옴니'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시청자 눈높이에서 뉴스를 분석한다는 지향을 내세운 프로그램이었다고 해요. 최근 정부 전산망 마비를 부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로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공직자들은 언제나 암니옴니까지 계산하며 나랏일을 다뤄야 합니다. 설마설마하며 건성건성 하면 낭패를 보게 되니까요. 그게 고스란히 국민 불편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두 말 필요 없는 비극이고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엮은이 MBC 아나운서국 우리말 팀 펴낸이 김성실,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 우리말 나들이』, 시대의창, 2015, p. 186. 암니옴니

2.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3.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30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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