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시장 칼 갈았다…애플뮤직 '역대급 개편' 나선 이유

4 days ago 2

에스파가 애플뮤직 iOS 26 업데이트와 관련해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파는 지난 2022년 애플뮤직에서 '글로벌 넥스트 업' 아티스트 선정 이후 약 500% 이상 스트리밍률이 늘었다. 사진=애플

에스파가 애플뮤직 iOS 26 업데이트와 관련해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파는 지난 2022년 애플뮤직에서 '글로벌 넥스트 업' 아티스트 선정 이후 약 500% 이상 스트리밍률이 늘었다. 사진=애플

애플뮤직이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특히 타 음원 플랫폼에서 생성한 플레이리스트를 옮겨오거나 음원 리믹스 등 유튜브 뮤직과 비견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됐다. 애플뮤직이 본격적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몸풀기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뮤직에서만 들었는데…'리믹스' 기능 추가

애플뮤직이 iOS 26 업데이트를 통해 2개의 곡을 리믹스할 수 있는 '오토믹스' 기능을 선보였다. 사진=애플

애플뮤직이 iOS 26 업데이트를 통해 2개의 곡을 리믹스할 수 있는 '오토믹스' 기능을 선보였다. 사진=애플

애플코리아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 스튜디오에서 애플뮤직 iOS 26 업데이트 관련 신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애플뮤직은 공간음향, 가사 번역·발음 자막, 오토믹스, 라이브러리 핀, 싱, 플레이리스트 이전 등 총 6가지 기능이 추가됐다. 역대 가장 많은 업데이트가 이뤄진 것.

이 중 오토믹스는 2개의 음원을 리믹스하는 기능이다. 오토믹스 목록에 있는 모든 음원의 비트가 맵핑돼 있어 각 음원의 템포와 박자에 맞춰 자연스럽게 리믹스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 두 곡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판단되면 전환되지 않는다. 이날 브리핑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인 '골든'과 아이브의 '아이엠'이 오토믹스 버전이 시연됐다. DJ가 노래를 연결하듯 골든 음원 템포가 천천히 아이엠 반주로 바뀌어 골든에서 아이엠으로 노래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는 유튜브의 리믹스 채널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와 유사하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음원 콘텐츠를 제공한다. 공식 음원만 들을 수 있는 타 음원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유튜브 뮤직만의 강점이다.

실제로 유튜브 리믹스 채널 콘텐츠에는 '이걸 듣기 위해 유튜브 뮤직 구독한다'는 댓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구독자 5만명을 보유한 '꼬깃꼬깃' 채널의 '내가 들으려고 리믹스한 뉴진스 모음' 콘텐츠는 조회수 106만회를 찍기도 했다. 유일무이한 콘텐츠가 플랫폼 팬층을 형성해 일부 구독자를 견인하는 것.

K팝 시장 중요해진 '애플뮤직'…구독자 유치 총력

애플코리아가 16일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 스튜디오에서 iOS 26 업데이트 관련 애플뮤직의 신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사진=박수빈 기자

애플코리아가 16일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 스튜디오에서 iOS 26 업데이트 관련 애플뮤직의 신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사진=박수빈 기자

애플뮤직 또한 차별화된 음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오토믹스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의 '절대강자'는 유튜브 뮤직이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9개월간 음원 플랫폼 1위를 유지 중이다. 특히 지난 8월 유튜브 뮤직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1011만5840명을 기록했다.

타 음원 플랫폼으로서는 점유율 1등인 유튜브 뮤직의 구독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 더군다나 애플뮤직은 K팝 관련 서비스에도 힘을 쓰고 있다. 가사 번역·발음 자막이 대표적이다. 애플뮤직은 올 가을부터 가사 번역, 가사 발음 기능을 차례대로 선보이는 중이다. 첫 서비스 대상으로 K팝이 선정된 것. K팝은 해외 음원과 달리 유일하게 영어와 일어 2개국어로 자막이 지원된다.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이 애플뮤직에 중요해진 이유다.

애플코리아가 16일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 스튜디오에서 iOS 26 업데이트 관련 애플뮤직의 신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에서 타 음원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를 옮길 수 있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애플코리아가 16일 서울 서초구 사운드360 스튜디오에서 iOS 26 업데이트 관련 애플뮤직의 신기능을 소개하는 브리핑에서 타 음원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를 옮길 수 있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폐쇄적인 생태계를 유지해 왔던 애플뮤직이 플레이리스트 이전 기능을 추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에서 사용했던 플레이리스트를 5분도 안돼 애플뮤직으로 옮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플레이리스트 이전 기능을 타 음원 플랫폼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발판'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이동 장벽 중 하나가 계정 내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라며 "플랫폼을 이동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만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만들어야한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플레이리스트 이전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로는 사용자들이 외부 플레이리스트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곡 목록 붙여넣기'와 '캡처 이미지 찾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뮤직은 이외에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강화하거나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돌비 애트모스 기반의 공간 음향을 통해 음원 품질을 높였다. 아이폰에 애플 TV용 핸드홀드 마이크 기능을 추가해 여러 사용자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 기능을 노래방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음원,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등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상단에 최대 6개 고정시킬 수 있는 라이브러리 핀 기능도 추가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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