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는 운전자 행동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경로 탐색에 반영하는 기술이 이번달 초 교통 분야 최고 권위의 SCI급 국제 학술지 ‘TRC’에 게재됐다고 14일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불법 주정차 차량이나 낯선 골목길 등으로 인해 기존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경로를 벗어나던 문제를 줄이고,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반영해 보다 정교한 길안내를 제공한다. 서울대 김동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내비에 적용되고 있다.
핵심은 내비게이션이 제시한 경로와 실제 주행 데이터를 비교해 운전자가 안내를 얼마나 따랐는지를 나타내는 ‘경로 준수율’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적합한 경로를 추천하는 데 있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차량 속력 등 물리적 정보만으로 경로를 탐색해 운전자마다 다른 주행 습관이나 실제 도로 상황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반응성을 학습하는 강화학습 기법인 ‘멀티암드밴딧’ 알고리즘을 자체 구축해 전국 수백만 도로 구간의 불편 요인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길안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대기열로 경로 이탈이 잦은 동작대교 남단~올림픽대로 진입 구간이나 좁은 골목길, 환승센터 인근 혼잡 구간 등도 더 정확히 안내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시간 경로 안내 시스템(RGS)에 적용돼 전국 단위로 시연됐으며, 온라인 평가 결과 수백만 건의 샘플 주행 데이터에서 여러 성능 지표가 개선됐다. 특히 카카오내비의 ‘빠른 경로’ 옵션에서는 경로 준수율이 기존 64.22%에서 70.87%로 6.65%포인트 높아졌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푸르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연구원은 “목적지까지의 실제 주행시간과 도로 주행 편의성 등 다양한 경로 품질 지표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서비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운전자들이 앞으로 더 편리한 길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