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여전히 '수술 공백'…"의정갈등 이전의 70~8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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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국내 대학병원에서 이탈한 뒤 대학병원들은 1년5개월 넘게 비상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진료지원간호사(PA) 활용을 늘리고 전문의 채용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주요 병원의 수술 건수는 올 들어 사태 이전의 70~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정 갈등 초기인 지난해 2월 50%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낫다”면서도 “여전히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빅5 병원은 의정 갈등 직전 하루평균 1207건 수술했다. 올 들어 이들 5개 병원에서는 900건 남짓한 수술을 소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대형병원 교수는 “내과는 교수들이 외래에 당직까지 겹쳐 피로가 쌓이고 있고, 외과는 마취과 인력이 부족해 수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들의 경영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111억원 흑자를 기록한 빅5 병원은 지난해 226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서울대병원 1106억원, 삼성서울병원 525억원, 세브란스병원 447억원, 서울성모병원 19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만 5억원 흑자였다.

의료 현장에선 전공의들이 복귀한다고 해도 경영·인력 상황이 단숨에 나아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정 갈등 기간 ‘수련생’ 신분을 주장해 온 전공의에게 야간 당직, 병동 근무 등을 완전히 맡기지 못하는 ‘뉴 노멀’이 이미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10개 단체가 모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당시 필수의료 행위는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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