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회장 "3년내 AI뱅킹…스테이블코인 ATM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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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좌, 편의점 자동화기기(ATM), 기업용 인터넷뱅킹…. 웹케시가 개발한 한국 금융 정보기술(IT)의 획을 긋는 기술이다. 웹케시의 창업자이자 ‘한국 인터넷뱅킹의 아버지’로 불리는 석창규 회장은 “다음 주자는 인공지능(AI) 뱅킹”이라며 “앞으로 3년 안에 모두가 AI 뱅킹을 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3년내 AI뱅킹…스테이블코인 ATM도 준비 중"

◇ “과감한 결정이 웹케시의 장점”

웹케시가 9년 전 과감히 접은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14일 만난 석 회장은 올해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에 AI 에이전트를 장착한 뱅킹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1999년 7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바뀌지 않은 경영 키워드가 ‘버리자, 빼자, 바꾸자’였다”며 “2017년 웹케시의 SI 사업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걸 깨닫고 즉시 철수를 결정했는데 거꾸로 지금은 금융 SI를 다시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웹케시가 SI 시장에 다시 뛰어든 이유에 대해 석 회장은 “AI 뱅킹에서 신사업 기회를 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웹케시는 3년 전부터 100억원 이상을 금융 AI에 투자해 데이터를 쌓았다. 그는 “금융 AI를 기업 대 소비자(B2C) 사업으로 키우려 하다 보니 번번이 좌절했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투자해야 하는 규모도 너무 큰 데다 시장 예측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석 회장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B2C AI 뱅킹 사업을 접고 대신 기존에 개척해둔 ‘기업용 뱅킹’ 시장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은행권이 GPU 도입은 했는데 사용처를 고민하고 있다는 데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며 “누가 그 기술을 선점하는지가 중요한데 웹케시가 빈틈을 빨리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AI 전담팀을 꾸리고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 “1년만 지나도 따라올 수 없을 것”

올해 웹케시는 두 곳 이상의 시중은행과 AI 에이전트 뱅킹 도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일에는 농협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웹케시가 개발하는 AI 에이전트 뱅킹은 채팅과 음성만으로 은행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앱 안의 메뉴를 탐색하거나 원하는 내용을 찾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릴 필요가 없다. 석 회장은 “은행 앱 안에 ‘작은 챗GPT’를 설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도입된 AI 에이전트는 아직 ‘대학생 수준’이지만 일반 은행업무의 98%는 해결할 수 있다”며 “2~3년간의 이용자 데이터를 학습하면 ‘박사 수준’까지 고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습 데이터를 가장 먼저 쌓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석 회장은 “단 1년만 지나도 AI는 다른 주자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학습 수준이 높아진다”며 “결국 AI 에이전트 뱅킹 시장도 먼저 개척한 자의 학습량을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 회장은 “10분의 1의 인원으로 6개월 만에 AI 에이전트 뱅킹을 실제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회사 쿠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자회사 비즈플레이의 디지털 지역화폐망을 이용해 다음달부터 스테이블코인 QR결제 시대도 연다는 목표다. 석 회장은 “국내 4만 개 편의점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ATM 출금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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