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조 스타트업 어바스가 서울 문래동의 소공인과 제조 수요 기업을 연결하는 혁신 플랫폼 '엠피니티(MPNIT)'를 선보였다.
시제품 제작 수요는 많지만, 소량 생산과 비표준화된 공정으로 인해 제조의 문턱이 높았던 기존 현실을 자동 견적 기반의 AI 플랫폼으로 풀어낸 것이다. 일종의 '제조판 우버'를 지향한다.
어바스의 핵심 기술은 진동 센서 등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 기반 자동 견적 시스템과 설비 역량 분석 기능이다. 문래동의 소공인 작업장 장비에 부착된 센서는 장비의 진동 패턴을 분석, 어떤 공정에 최적화돼 있는지 현재 작업이 가능한지 등을 실시간 판단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은 놀고 있는 장비에 맞는 일감을 자동으로 제안하는 이른바 '역(逆)견적' 기능까지 구현한다.
아울러 장비의 상태와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정비 시점을 예측하고, 윤활유 부족 시 알림을 주는 등 설비 관리도 제공한다. 어바스는 이를 통해 '스마트팩토리 사각지대'에 놓인 도심 속 소규모 제조업체에도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바스는 2023년부터 문래동 인근 100여개 제조 업체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데이터 기반의 운영모델을 가다듬어왔다. 그 과정에서 특정 공정에 적합한 기계 세팅, 작업 주기, 계절별 일감 수요의 주기성까지 학습해 플랫폼 성능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베타 오픈 단계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미국, 베트남 등 제조업 기반이 있는 도시를 타깃으로 현지화된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웹사이트는 처음부터 영어 기반으로 설계됐다. 각 지역의 기술 수준과 시장 특성에 따라 모듈화한 형태로 라이선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터뷰〉 우정석 어바스 대표 “소공인에게도 스마트팩토리 혜택 돌아가야”
우정석 어바스 대표는 문래동 기계금속 단지 제조업체 가이드북 제작에 참여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로 엠피니티 개발을 시작했다.
우 대표는 “한국의 제조 기술력은 세계적이지만, 연결성과 효율성이 부족하다”며 “어바스는 소공인의 유휴 역량을 제조 기업과 연결하고, 시제품 제작과 중소 제조기업의 진입 장벽을 허무는 새로운 제조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사적자원관시스템(ERP)나 고가의 IoT 시스템이 부담스러운 소공인에게 저전력 센서와 앱 기반 관리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저비용 고효율 스마트팩토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장비 활용을 극대화해 시제품 제작 수요자와 제작처 간 비효율을 줄이고,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우 대표는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도면을 올리면 AI가 적정 소재, 난이도, 비용 등을 자동 분류하고, 최적의 소공인에게 작업을 배분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