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온이 자체 개발한 항체 치료제를 기술수출했다. 항체 제작 플랫폼의 상업적 성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에이비온은 24일 공시를 통해 항체 플랫폼 ‘ABN501’로 제작한 항체에 대해 총 13억15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물질은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 표적인 클라우딘3(CLDN3)를 포함한 5개 항체다. 계약 상대방은 비공개다.
계약 구조는 에이비온이 해당 항체의 비임상 연구를 마무리한 뒤 파트너사가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에이비온은 이들 항체의 전 세계 독점 개발 권리를 파트너사에 제공하며, 표적 한 개당 선급금 50만달러씩 총 250만달러를 받는다. 다만 선급금은 파트너사가 각 항체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이후 단계적으로 수령한다.
ABN501은 암세포에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을 타깃할 수 있는 항체를 제작하는 플랫폼이다. 에이비온은 ABN501 플랫폼을 활용해 지금까지 약 30종의 항체를 선제적으로 발굴했다. 이 중 클라우딘3를 표적으로 한 항체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앞서 미국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와는 ABN501 기술이전 계약을 위한 사전 합의서(텀시트)를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ABN501의 응용 가능성과 상업적 잠재력이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일 후보물질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과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에이비온이 항암제 바바메킵(선도물질) 개발과 함께 플랫폼 기술이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현재 시가총액에 바바메킵이라는 화학 의약품 가치만 반영돼 있지만, ABN501 기술이전을 계기로 항체 기반의 ADC와 T세포 인게이저(면역항암제의 일종) 등 차세대 항암제 분야로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향후 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글로벌 기술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