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웅 클라우드협회장 "소버린AI는 클라우드가 먼저…핵심은 데이터 주권"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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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웅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KT클라우드 대표) 인터뷰
“데이터 통제권 기술력으로 해결 가능…글로벌 협력에는 유연한 접근"
"AI·클라우드 연결 컨트롤타워 필요…정부, 민간 전문가 영입에 기대감"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클라우드 없이는 AI도 없다. 핵심은 데이터 소버리니티(주권성)다."

최지웅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KT클라우드 대표)은 24일 서울 강남구 KT클라우드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와 소버린AI의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차세대 국가 전략으로 소버린AI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소버린’의 의미와 기준을 둘러싼 해석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협회장은 “아직 정해진 정의는 없다”며 “그렇기에 지금은 소버린의 경계를 정리하고 기준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이 24일 서울 강남구 KT클라우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

그가 강조한 핵심 기준은 '데이터의 통제권'이다. 단순히 AI 모델이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주권성을 주장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서, 어떻게 학습하고 처리하는지가 핵심”이라며, 데이터의 관리 주체와 통제 권한이 진정한 소버린의 기준이라고 짚었다.

최 협회장은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동 개발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례로 들었다. 이는 전 구간 암호화와 키 관리 시스템(HSM)을 통해 사용자가 암호화 키를 외부에 넘기지 않는 한 암호화된 데이터가 열람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구조다.

최 협회장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 리전에서 서비스를 하더라도 미국의 ‘클라우드 액트(CLOUD Act)’처럼 특정 국가가 외국 서버에 대한 열람이나 접근을 법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며 “암호화 키를 통제하는 구조라면 해당 국가의 법이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협회장은 소버린AI를 추구하되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와 산업 발전을 위해 현실적인 산업 수요와 글로벌 협력 모델을 함께 고려하는 ‘투트랙’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느 기업과 협력하느냐가 아니라 데이터의 통제 가능성과 기술적 설계에 있다”고 말했다.

공공 지원 사업에서의 글로벌 CSP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연한 시각을 보였다.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를 우선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 현실적인 수요를 반영한 ‘조건부 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공공 바우처 사업에 글로벌 CSP가 전면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 등 일부 수요에 한해선 평가 기준 등을 보완해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원화된 컨트롤타워 주문…현장 전문가엔 '환영'

AI와 클라우드를 중심에 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한 제언도 나왔다. 최 협회장은 “AI 정책과 클라우드 정책은 본질적으로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별로 흩어진 권한을 조정하고 실행력을 갖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로 △제도적 불확실성 △축소·편중된 예산 집행 △전문 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현 정부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네이버클라우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LG AI연구원장) 등 민간 기업의 실무형 전문가를 연이어 기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통해 산업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클라우드 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 협회장은 "정책을 기획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이 달라서는 안 된다”며 "AI와 클라우드를 잘 아는 민간 전문가들이 정책에 참여하게 된 만큼, 정부가 산업과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변화까지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