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5) 엣지를 보고 오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 정도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에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복수의 이동통신매장들을 관리하는 한 관계자는 지난 16일 삼성전자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을 묻자 "고객들이 먼저 엣지를 찾는 일은 많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신규 폼팩터 중 하나로 초슬림폰인 갤럭시S25 엣지를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내 복수의 이동통신매장에선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5개월이 지난 최근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제조사, 통신사를 거쳐 유통되는 수익 구조를 보면 엣지 수익률이 높게 책정돼 있다"며 "수익이 많이 나기 때문에 매장 상담직원들이 엣지를 판매하기 위해 권유를 많이 하고 있지만 먼저 이 제품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재고가 쌓일 경우 기기값을 낮추거나 보조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
삼성닷컴에선 이날 기준 자급제로 갤럭시S25 엣지 256GB 모델을 구매할 경우 출시가보다 9만원 이상 낮은 140만원에 살 수 있다.
서울 신도림의 한 휴대폰 성지에선 10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일 경우 10만~20만원대, 기기만 변경할 경우 3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부가서비스는 5000원대 보험을 1~3개월 유지하는 등의 조건이 붙는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폰아레나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아마존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에서 갤럭시S25 엣지 512GB 모델을 490불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전했다. 샘모바일은 같은 달 1일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제 갤럭시S25 엣지를 200달러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아이폰 에어보다 100달러 저렴하다"고 했다.
현지에선 갤럭시S25 엣지의 대규모 할인을 재고를 정리하는 동시에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판매량 추이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수요 부진'이라고 단언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기 프로모션에 따라 가격이 떨어진 것을 장기적인 수요가 흔들린 결과로 규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주력 모델인 갤럭시S25 시리즈나 Z플립·폴드7 시리즈와 비교할 경우 판매량이 대조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애플이 선보인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와 관련해선 '예상을 밑도는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아이폰 에어가 시장에서 예상보다 적은 수요를 나타내고 있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갤럭시S25 엣지만큼은 아니지만 프로·프로 맥스에 밀려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17 시리즈 사전 판매량 중 아이폰 에어가 차지한 비중은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애플의 초슬림폰 반응이 시큰둥한 상황인데도 경쟁사들 간 기술경쟁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모토로라도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초슬림폰 '모토 X70 에어'는 기기 두께가 6㎜에 불과하다. 갤럭시S25 엣지와 아이폰 에어는 각각 5.8㎜, 5.6㎜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