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잠정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1810%가량 폭증한 것이고, 직전분기 사상 최고 기록도 다시 썼다.
이번 실적은 지난 1분기 세계 최대 이익을 낸 바 있는 미국 엔비디아 영업이익조차 넘어선 기록이다. 한국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이익을 처음 넘어선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확충 바람을 타고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급등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단 한 분기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배를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사상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대한민국 IT 산업의 저력을 전 세계에 증명한 쾌거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 최고 수익률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했음에도 지금은 축배에 취할 때가 아니다. 화려한 숫자 뒤에 도사린 냉혹한 시장의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실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7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0%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온 데 따른 단기적 현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이는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시장의 깊은 우려를 고스란히 웅변해준다. 호시절 이면에 숨은 리스크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당장 우리 반도체산업 앞엔 불확실성이란 돌뿌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과열 논란과 설비투자 속도조절 가능성은 언제든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후발 주자인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 유발 가능성 역시 종잡을 수 없는 변수 중 하나다.
세트(DX) 사업부와의 온도 차나 스마트폰 부문 고전 등 내부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호황은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연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같은 금자탑 가능성을 안고 있지만, 긴장의 끈 또한 놓으면 안 된다. 삼성이 지금의 흥분에 빠져있기보다 냉철하게 미래 불확실성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치밀한 전략 실행에 더 큰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세계 최초 6세대 HBM4 양산 성공 등 기술 초격차를 공고히 하는 한편, 용인·광주로 이어지는 대규모 신규 팹 투자 관리 등 내실도 단단히 다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우리 국민 400만명 이상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민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여기고 지금의 역사적인 실적 기록 위엄을 앞으로도 이어가길 바란다.
〈YONHAP PHOTO-4656〉 이재용 부당합병ㆍ회계부정 무죄 확정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이날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2025.7.17 mjkang@yna.co.kr/2025-07-17 14:51:56/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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