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月수출 800억달러 돌파…사상 최대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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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1 17:40 수정2026.04.01 17:40 지면A31

중동전쟁 여파로 산업 전반에 복합 위기 충격파가 확산 중인 가운데 ‘수출 서프라이즈’ 흐름이 이어졌다. 3월 수출은 861억3000만달러로 처음으로 800억달러 고지에 올랐다. 작년 동월 대비 48.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했다.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로 비상등이 켜진 경제에 수출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는 모습은 다행스럽지만 위험 요인이 동반 상승 중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핵심은 반도체 쏠림 현상이 한층 심해진 점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51.4% 급증한 328억달러로 사상 첫 ‘3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가격이 뛴 덕분이다. 20% 전후이던 전체 수출 대비 반도체 비중은 지난달 38.1%까지 확대됐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수출은 물론 성장률, 재정 등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전쟁 충격이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경계할 대목이다. 석유화학산업은 지난달 수출 통제 조치 이후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등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257억4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이 역시 뜯어봐야 한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입에 차질이 생긴 데다 지난달 수입단가에 최근 유가 급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높아진 유가가 반영되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반도체 외에 자동차(2.2%) 선박(10.7%) 2차전지(36.0%)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 수출이 증가한 점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철강, 기계 등 다른 주력 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유가와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하면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최대 수출 실적에 안주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정부는 공급망 안정 대책과 함께 규제 완화 등 과감한 정책 지원으로 수출 호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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